빠르게 오르며 2200선을 목전에 뒀던 코스피가 연 5거래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4월 이후 개인은 인버스 ETF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4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 ETF를 3337억원 순매수했다. Tiger 인버스(63억원)와 Kindex 인버스(32억원)까지 더하면 인버스 ETF에 투자된 자금은 3400억원을 넘는다. 반면 Kodex 레버리지 ETF에서는 6550억원어치의 돈을 뺐다.
레버리지 ETF에 대한 순매수 강도를 높이던 기관투자가도 하락장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꾸준히 인버스 ETF를 담고 있다. 5거래일 동안 443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최근까지 인버스 ETF 보유 비중을 줄였던 외국인마저도 최근 다시 인버스 ETF에 대한 순매수를 시작하며 하락 베팅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통상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에, 증시 상승이 부담이라고 느끼는 투자자들은 인버스 ETF에 투자한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변동폭의 2배 수익을 목표로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지수 하락폭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반면 인버스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와 연동해 지수 변동률의 반대로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역발상 매매'를 많이 하는 성향이 있어 주가가 많이 오르면 인버스 ETF를 많이 담는 경향이 있고, 기관들도 시장 추세를 반영해 최근 인버스 ETF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고 선물도 많이 사고 있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차잔액이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인 57조원 부근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대차잔액은 지난달 13일 57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54조~56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도 대차잔액은 54조8166억원을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대차거래 잔액은 42조6172억원 수준이었다. 4개월 사이 28% 이상 많아진 것.
대차잔액은 대차거래에 의해 발생한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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