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코스닥 시장이 12% 이상 상승하면서 주가가 이상 급등한 종목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오른 종목들은 ‘과열’ 징후가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급작스러운 시황 변동으로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코스닥 상장사는 26개에 달한다. 작년과 재작년 같은 기간 비슷한 이유로 조회공시가 들어간 코스닥 종목이 각각 4개, 9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26개 종목 가운데 23개가 주가가 급격하게 올라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이들 상장사는 한결같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심각한 문제는 조회공시가 들어간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주가가 오른 이유가 ‘정말 없는’ 종목이 상당수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가희(139.9%) 국일제지(123.04%) 양지사(119.8%) 등 연초 대비 수익률이 100%를 넘은 상장사 대부분이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이유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양지사의 경우 주력 업종인 노트·공책 사업이 하향세를 걸으며 영업이익이 29억원(2012년)에서 12억원(2014년)까지 줄어들었다. 다른 업체들도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 종목을 시장에선 ‘품절주’라고 부른다”며 “유통주식 수도 적고, 규모도 크지 않아서 누군가 수급을 조금만 움직이면 주가가 크게 출렁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종목 중에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이상급등한 사례도 있다. 뉴보텍(211.17%) 씨씨에스(80.04%) 케이피티(77.48%) 등이다.
뉴보텍과 케이피티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관련주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무섭게 뛰었다. 뉴보텍은 대표이사가 문 대표 대선 당시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중소기업 특별위원장을 맡았고, 케이피티는 회장이 문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졌다는 게 이유다. 씨씨에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까닭에 관련주로 거론된다.
팜스웰바이오(60.58%)와 다우데이타(52.54%) 등은 최근 코스닥 상승장을 이끈 바이오주와 핀테크 관련주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을 진짜 테마주로 분류 가능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이상급등’ 종목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상승 분위기에 ‘무임승차’ 식으로 올라타는 사례가 나온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115개 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코스닥 종목은 794개로 올해 신규 상장된 종목과 매매거래 정지 종목을 제외
코스닥은 17일 전날보다 1.06포인트(0.17%) 떨어진 609.10에 마감했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