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중단이란 악재에 이어 설상가상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하나금융지주. 그러다보니 주가도 결국 3만원선이 붕괴된 채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하나금융 주가가 3만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3년4개월여만의 일이다.
9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전일대비 2.50% 내린 2만9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초만해도 4만3000원대였다. 그러나 자회사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분할 결정 이후 4만원이 붕괴되고 이후 3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의 합병 관련 가처분신청이란 복병을 만나 이마저도 유지 못하고 결국 3만원 선을 내주고 말았다.
하나금융 주가가 종가기준으로 3만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9월 26일(주당 2만9000원 마감) 이후 3년4개월여만의 일이다.
그 동안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시너지로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4일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 절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금융은 법원 결정에 따라 오는 6일 30일까지 합병승인을 위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앞서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통합 예비인가 신청서도 철회해 사실상 통합 절차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밟아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초 하나금융은 오는 4월 말까지 하나·외환 통합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하나금융의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나·외환은행의 합병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나 수익성 회복 등 각종 시너지 효과가 모두 내년으로 물 건너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로 두 은행 간 합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합병 후 비용절감 관련 부분 등은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는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합병이 지연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뀐 상황”이라며"단기간 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상가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하나금융 주가는 더욱 고꾸라졌다. 4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8거래일 동안 하나금융 주가는 14.39%가 빠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51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81.4%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0.1% 감소했다. 4분기 원화대출성장률의 경우 전분기대비 0.16%에 그쳐 업계 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4분기 순이익인 513억원은 3분기 결산 후 기대했던 2032억원을 크게 못 미쳤다”면서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이 0.4% 늘었다고 해도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3분기까지는 시장의 우호적인 평가를 이끌어 낼만한 실적을 보여왔지만 4분기에 이를 모두 반납한 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동부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등은 일제히 하나금융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이들 증
특히 타 증권사들의 평균보다 낮은 3만98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던 HMC투자증권의 경우 4분기 실적 발표 후 3만75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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