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를 겪고있는 석유화학 업종이 원화약세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결정이 촉발한 '저유가 전쟁'에 국제유가는 지난해 초 대비 반토막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달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행한 '향후 유가전망과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달러당 1030원 이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00원 수준으로 급등해 해외 수출비중이 높은 수출 화학주들의 중장기적 마진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원화 약세는 차후 납사 가격 상승을 가져오게 되고, 이는 곧 제품가격의 추가 상승을 가져온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채산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주 중 수출비중이 높은 대표종목으로는 이수화학, 금호석유, 롯데케미칼 등이 꼽힌다.
세탁세제 원료인 알킬벤젠을 생산하는 이수화학은 수출비중이 무려 80%를 웃돌아 원화 약세 효과로 인한 수익성 개선과 유가하락에 따른 원재료값 약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존 시장인 중남미, 인도와 동남아 등의 세제 보급률상승으로 알킬벤젠시장의 안정적인 수급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고 올해 역시 중남미, 아시아 시장 수요 유지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증산층의 세탁기 보급 증가를 배경으로 한 수요창출이 예상된다. 특히 연내에 한중 FTA가 발효될 전망이 우세해 중국 수출 회복 또한 기대되고 있다.
금호석유는 매출 중 수출비중이 60%를 넘어선다. 합성고무를 주력제품으로 하는 이 회사는 최근 타이어용 친환경 고무 SSBR에 이어 기존 아스팔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 적은 친환경 첨가제 '리드캡(LEADCAP)'으로 신시장을 두드리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요 생산국들을 중심으로 천연고무 가격이 안정되고 있어 올해는 기업가치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매출 중 수출비중이 50%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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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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