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하 금투협) 자리를 결정할 선거가 5일 후보 공모를 끝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대표,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대표,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6명이다. 내로라하는 금융통(通)들이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공모가 마무리되면 금투협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들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에 돌입한다. 후보자 모두 업계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강점이 있어 회장직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금투협 공익이사 5명 가운데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꾸려진 회추위는 후보자들이 제출한 서류를 평가하고 직접 면접한다. 이 과정에서 최종 후보자 2~3명을 선발한다.
금투협 공익이사는 김화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와 김성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 등이다. 금투협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회추위에 포함된 인사를 공개하진 않았다.
이후 전체 165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1월말께 비밀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권의 60%는 회원사가 동등하게 1사 1표씩 행사한다. 나머지 40%는 협회비 분담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
선거에서 뽑힌 후보는 내달 4일 제3대 금투협 회장으로 정식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한다.
금투협 회장은 회원사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되는 만큼 업계 '수장'이나 다름없다. 회원사 경영진과 회동해 수렴한 의견을 당국에 전달하는 등 어깨가 무겁다는 의미다.
금투협 회장은 이에 걸맞은 혜택도 누린다. 취임 후 59㎡(18평) 규모의 개인 사무실과 함께 개인비서 3명을 제공받는다. 에쿠스 3800cc급 의전차량과 운전기사 비용도 금투협이 부담한다.
차기 회장의 정확한 연봉은 비공개다. 하지만 박종수 현 회장이 지난 2013년 받은 5억3240억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기본급 2억8170만원과 전년 대비 성과급 2억5070만원(기본급의 100% 이내)을 수령했다.
의전은 회장 퇴임 이후 1년간 유지된다. 황건호 전 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돼 월 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또 3800cc 에쿠스 차량과 운전기사 월급을 지원받았다.
금투협 회장이 이끄는 협회 직원은 200여명 달하고 연간 집행하는 예산 규모는 600억원이다. 금투협은 당국에 금융 정책을 건의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자율 규제도 담당한다. 장외 채권시장과 장외주식시장(K-OCT)을 관리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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