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주가는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현대모비스 주가는 25만3500원으로 지난 4월(32만3500원)보다 22%가량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동안 현대차(-27%) 기아차(-4%)도 하락했지만, 현대모비스는 3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다른 계열사와 달리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평가여서 이 같은 주가 흐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 18% 감소했지만 현대모비스는 5.5% 증가한 7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억눌려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지목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을 20.78%,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을 33.88%,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16.88%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MC투자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은 현대모비스가 주요 주주로 있기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의 핵심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아직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이 전혀 없다. 정 부회장이 31.88%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지분을 맞바꿔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충분히 높이기 전까지는 현대모비스 주가가 낮게,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높게 유지되는 것이 오너 일가에 유리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 시기를 맞아 그룹 내 핵심회사의 주가 하락이 대주주에게 유리하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에서 형성되면서 현대모비스처럼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일수록 저평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만 아니라면 현대모비스 주가가 30만원 수준은 너끈히 넘어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들의 불만은 지난 11월 현대·기아차가 발행주식수의 1%가량을 자사주로 매입하겠다고 결정할 때 현대모비스가 제외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설비 투자할 곳이 많아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3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비중은 시가총액 대비 13% 수준으로 충분했다. 의도적으로 현대모비스 주가를 억누르기 위해 현대모비스 주주를 푸대접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터져나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키움증권은 최근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28만원으로 26% 하향 조정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서 현대·기아차와 같은 공
현대모비스 IR팀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론 자체가 루머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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