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내수 부진에 일본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일본 경제 실적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본이 추가로 양적완화 정책에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의회 해산 후 다음달 14일에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럴 경우 중요한 것은 민심과 표다. 그래서 주가 부양도 필요하고, 세금 상승과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개인을 위한 회생 정책도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엔저 국면에서는 내수가 취약해지고 내수 활성화로 돌아서면 엔화 가치가 올라가 엔고를 피할 수 없다. 엔고는 주식시장 등 자산 시장 심리 위축을 부른다.
2015년에는 일본의 공적연금들이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23조엔에 달하는 채권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자산 매입 정책을 계속 끌고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면 양적완화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양적완화 기간에 엔저 효과를 지속시키려는 유인도 존재한다. 적어도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3월까지는 이런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엔저가 어느 정도 더 유지된다고 해도 이전처럼 한국 수출주에 불리한 환경은 아니다. 엔화 약세를 원화가 따라가면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40원 근방에서 지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쟁력 약화 우려는 작아졌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 후퇴와 내수에 대한 고려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 중 엔화가 다시 강세로 선회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수출주 입장에서 악재로써의 엔 약세 압력은 작아졌고, 일본 정책에 대한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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