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5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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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9곳에 달해 올 들어 가장 많은 스팩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처음 등장한 '제1기 스팩'들이 실패한 이후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제2기 스팩' 상장에 나선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한국거래소에 스팩 상장 청구서를 제출한 곳은 KB제6호스팩, 하나머스트2호스팩, LIG스팩2호, KB제5호스팩 등 총 9곳에 이른다. 올 상반기 동안 총 4개의 스팩이 청구서를 제출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지난 8월(3곳)과 9월(7곳)에 비해서도 스팩 청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 KB투자증권은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두 개의 스팩 상장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스팩 상장에 열의를 보였다.
증권사들은 거래소의 스팩 상장 장려와 공모주시장 활황 등의 이유로 스팩 상장에 힘을 쏟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 1% 시대에 개미 투자자들이 스팩 투자에 참여해 '플러스 알파'의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보니 관심이 뜨겁다. 증권사 입장에선 스팩 공모 청약률이 수백대 1에 달해 공모 과정에서 얻는 수수료가 스팩 운영 비용을 상쇄해 남는 장사다.
최근 대우기업인수목적2호의 일반 공모 청약이 미달되면서 미달 사태가 재현될 지 우려가 확산됐지만 스팩 관계자들은 당시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스팩 담당자는 "올 하반기 공모주시장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뜨거워 덩달아 스팩시장 분위기도 좋다"며 "다양한 규모의 스팩을 상장시킨 후 그에 적합한 합병 대상을 찾아 성공모델을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 부품업체 위주로 합병 대상을 물색했던 1기 스팩과 달리 2기 스팩은 합병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모바일 게임업체 등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로, 상장 후 3년 안에 피합병 기업을 찾아 합병을 마쳐야 하고 실패하면 청산된다. 합병에 실패해 청산되더라도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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