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에 인수된 광주은행이 15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에 착수했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에 이어 광주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면서 JB금융그룹 3개 계열사가 코코본드 발행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5일 광주은행은 1500억원 규모 10년 만기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회사채 설명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발행 조건과 일정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발행 절차를 시작했다.
동부증권이 대표 주간사로 회사채 발행실무 맡았다. IBK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번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A-급'이다. 앞서 전북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와 마찬가지로 만기 10년 후순위채 형태에 상각 조건을 붙인 구조다. 상각 조건은 후순위채에 감독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코코본드는 특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10년인 후순위채나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상각 조건을 붙인 2가지 형태 코코본드가 선을 보였다.
영구채 형태 코코본드는 발행 금리가 높은 대신 위험이 높다. 반면 광주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와 같은 후순위채형은 금리는 다소 낮지만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은 오는 6일 진행된다. 광주은행은 공모 희망금리로 연 3.7%~3.9% 수준을 제시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광주은행 코코본드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고금리 장기 회사채 공급량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광주은행과 비슷한 조건으로 발행된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 후순위채 코코본드들도 미달 없이 전부 투자자에게 매각됐다.
광주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자금조달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발행했던 후순위채를 상환하고 코코본드를 발행해 자본건전성 비율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도입된 '바젤Ⅲ'에서는 코코본드처럼 유사시 투자위험 손실 가능성이 높은 채권만을 자본으로 인정한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후순위채를 발행해 대출 등 영업활동을 해 왔으나 바젤Ⅲ는 후순위채를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내 1호 코코본드 발행사는 JB금융지주다. JB금융지주는 지난 9월 15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이어 부산은행(1000억원), 전북은행(1000억원)이 코코본드를 발행했고, 기업은행이 8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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