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화웨이, 레노보 등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던 부품ㆍ반도체 업체 실적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유일하게 주가와 실적 모두 고공비행 중인 한미반도체의 곽노권 회장은 4일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14' 전시회에서 성장의 과실을 주주와 함께 나눌 것을 강조했다. 곽 회장은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 장비의 생산성ㆍ정밀도ㆍ신뢰도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어 기업가치만 제대로 반영된다면 주가는 충분히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자본이득과 배당수익 모두 양호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높은 중화권 수출 비중을 바탕으로 '중국 스마트폰 성장 수혜주'로 조명받으면서 주가가 최근 6개월 새 40.9%나 오르며 지난 2일 사상 최고가(1만7500원)까지 치솟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 가운데 스마트폰용 시장이 가장 가파른 약 7.6% 성장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 보급형 시장이 16.5%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 덕분이다.
곽 회장은 이날 중국 저가제품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패키지 '소형화'에 최적화된 장비 2종을 처음 선보이며 "신기술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이 직전 최대치인 1710억원(2010년)을 가볍게 뛰어넘어 사상 최대이자 목표치 18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지난 8월까지 1200억원 정도 누적 매출을 내 지난해 전체의 1130억원을 이미 넘어선 데다 계절적으로도 하반기 실적이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매출액이 88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분기 매출액만 최소 600억원은 될 것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90.4%) 뛴 것에 대해 그는 "연구개발(R&D) 인력만 전체(552명)의 30%인 200명에 달하는 등 초기 고정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변비용은 적어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매출이 곧장 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라며 "수익성이 상당히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자본과 부채 현황과 관련해 곽 회장은 "적극적인 배당지급과 자사주 매입으로 자본이 소폭(1.8%) 감소했을 뿐 지난달 기준으로 현금 보유량만 300억원으로 넉넉하다"며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8.5%인데 대부분 선수금이 부채로 집계되는 매입채무일 뿐 악성채무가 아닌 만큼 오히려 건강한 사업활동의 증거"라고 말했다.
올해 공장 증설을 통해 초과 주문을 소화하게 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곽 회장은 "오는 4분기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인천 제3공장 신설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매출 2000억원 규모 기업이 3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결정이지만 이미 기존 공장가동률이 100%를 넘어 생산과 매출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
한편 대만 증시 상장설과 관련해서는 "대만 반도체업체에 대한 판매 비중이 전체 수출과 매출의 각각 45%, 35% 정도를 차지할 만큼 대만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돼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면서 "대만 자취안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 상장 등 기업가치를 가장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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