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9월에는 주가가 하락한다는 속설을 '9월 효과'라고 부른다. 단적으로 2001년 9월에는 9·11 테러가 있었고 2008년 9월에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는 사건이 있었다.
9월 효과는 특정한 계절이니 시기에 증시가 일정한 흐름을 보인다는 '캘린더 효과'(Calendar effect)의 일종이다. 연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 덕분에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 주식을 사두고 휴가를 가는 펀드 매니저 때문에 휴가철에 주가가 오른다는 '섬머랠리', 연말 소비 증가로 인해 주가가 오른다는 '산타 랠리' 등도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9월 효과가 상당한 신뢰를 얻고 있다. 1926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증시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9월은 -0.8%로, 12개월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0.9%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또 이 기간 86번의 9월 중에 50.0%가 상승했는데 다른 11개월의 상승률은 61.8%였다.
우리나라에서는 9월 효과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통계적으로는 9월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이후 13년 간의 코스피 9월 평균 수익률은 -0.73%로 12개월 가운데 가장 낮다. 9월에 이어 10월(-0.54%), 5월(-0.47%), 6월(-0.24%) 순이었다. 미국의 조사처럼 매년 9월 1일에 주식을 사서 9월 30일에 주식을 파는 투자를 2000년부터 반복했다고 가정하면 이 투자자의 수익률은 현재 -13.5%에 불과하다. 반면 가장 수익률이 높은 11월마다 투자했다면 13년 동안 42.5%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코스닥의 9월 평균 수익률은 무려 -3.68%였다.
9월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왜 그런지는 아직 명쾌하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캘린더 효과들은 나름대로 논리적인 토대를 갖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나마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증권가의 기업 실적 추정치 변동과 9월 효과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8월 중에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증권사들이 9월에 집중적으로 연간 기업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게 되는데 이같은 추정치 변동이 전반적인 증시 약세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또 1980년대 미국 당국이 뮤추얼 펀드의 세금 정산일을 10월로 옮겼는데 이 때문에 세제 혜택을 위해 펀드들이 9월에 주식을 파는 경향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황당한 설명도 있다. 캔자스 대학의 마크 하우(Mark Haug) 교수는 9월 효과가 일조량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논문을 낸 적이 있다. 9월 뉴욕 시민은 8월보다 3147분 적게 햇빛을 쐬게 된다. 9월의 일조량 감소폭은 1년 중에 가장 큰 수치다. 햇빛을 적게 쐬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위험 회피적인 경향이 생겨 9월에 주가가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9월 효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9월 효과는 9월에 있었던 몇 차례의 주가 급락이 겹친 우연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에서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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