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3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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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건설업체 승화프리텍의 유상증자 계획이 1년째 차질을 빚고 있다. 주력 사업 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와 잦은 최대주주 변경, 무분별한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라 유상증자 일정을 고의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승화프리텍은 최근 다음달 13일 청약예정인 85억원 규모 주주우선공모증자 일정을 2달 후로 연기했다. 지난 2012년 발행한 5회차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100만7188만주)이 행사되면서 발행주식 총수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승화프리텍은 대표주간사와 회사 내부실사를 진행해 올해 반기보고서가 나온 이후로 일정을 연기했다.
승화프리텍이 최초로 해당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공시한 날은 지난해 8월 29일이다. 이후 8번의 정정공시를 내며 일정을 1년 가까이 미룬 셈이다.
정정 사유도 다양하다. 초기에는 당시 대표주관사 아이엠투자증권과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일정이 미뤄졌고 이후 대표모집주선회사(증권사)의 계약체결을 위한 회사 내부실사(법률, 재무 등), BW행사에 따른 주식수 변동 등을 이유로 일정은 계속 연기됐다.
문제는 지속되는 적자와 무분별한 유상증자 및 BW 발행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승화프리텍 주가(22일 종가기준)는 719원으로 신주발행예정가인 780원보다 싸다. 주주 입장에서는 현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야 하는 반면 회사 측은 싼값에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승화프리텍이 처음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 주가는 1200원이었다.
현재 승화프리텍을 둘러싼 악재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 요인은 전무하다. 업황 침체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대출원리금, 이자비용)를 갚기 위해 무분별하게 찍어댄 주식연계채권들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승화프리텍은 올해 들어서만 4건의 CB발행과 3건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총 166억원으로, 승화프리텍의 지난해 연매출(110억원)을 웃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탓에 경영권 위협 이슈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승화프리텍의 최대주주는 지난 3월 케이엔브라더스(지분율 3.6%)에서 개인투자자 홍석봉(3.84%)으로 변경됐다가 4월에 다시 케이엔브라더스(7.86%)로 바뀐 바 있다. 최대주주의 잦은 변경 사실에 대한 공시를 미뤘다가 21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승화프리텍의 유상증자는 앞으로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적자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1년께 집중적으로 발행한 분리형 BW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주식 총수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유상증자나 CB는 현금 유동성 면에서 기업에 단기적 호재이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수만 늘려 주가를 희석시키는 악재"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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