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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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유찰을 결정한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유찰 후 매각측이 바로 대책 논의에 들어가면서 '플랜B'가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칸서스)은 투자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늦어도 다음주 안에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산은과 칸서스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쉽게 내다볼 수 없다. 펀드 만기를 고려한다면 하반기 다시 한 번 매각에 나설 여지가 있지만 만족할 만한 가격에 넘길 수 있는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이 유찰된 이유도 가격이었다. 매각 측은 DGB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기대한 것보다 크게 낮았던 입찰가격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계속 요구한다면 하반기 안에 재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매각측 관계자는 "펀드 만기까지 시간이 충분이 남았다고 생각된다"며 재매각 추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을 내비췄다.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 이는 1~2년 정도 상황을 충분히 지켜본 뒤 매각을 재추진하는 방법이다. 국내외 인수 후보자를 충분히 물색하고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금 회수는 늦어진다.
전문가들은 KDB생명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가 '선결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수대금부터 유상증자에 이르기까지 펀드가 KDB생명에 투입한 총금액은 8500억원에 달하지만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가격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서는 유찰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가격 차이가 컸다"며 "매각측이 현재 기대수준을 고집한다면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업계 한 관계자도 "KDB생명은 '손절매'가 불가피한 매물이기 때문에 유찰은 매각 작업 초기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라고 덧붙였다.
단독 매각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에 따라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던 산은 자회사 패키지 매각도 완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KDB생명을 포함해 KDB대우증권, 산은캐피탈 등을 일괄 매각하면 잠재 인수 후보군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검토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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