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하기만 하면 주가가 지지부진한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은 코스피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서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오랜 격언에 따른 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더 이상 보여주기 힘들기 때문이란 견해도 내놓고 있다.
2일 오전 9시 42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1만원(0.74%) 오른 135만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이래 5거래일만의 반등이다. 28일 실적 발표 이후 29일, 30일 이틀간 장 중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고꾸라진 바 있다.
2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영업이익이 8조48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3% 올라 증권가 전망치인 8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매출도 53조6753억원으로 선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양호한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4일 올해들어 처음으로 140만원을 찍었지만 실적 발표 전후 130만원대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답보 상태다.
이같은 현상은 사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바 있다. 매경닷컴이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삼성전자 분기별 잠정실적, 확정실적 발표날 주가 등락을 조사해본 결과 총 12번 중 9번 주가가 하락했다. 나머지 2번은 보합이었으며 딱 한번만 주가가 상승했다. 이정도면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하는 날은 주가가 하락하는 날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대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에 부합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으며 분석 증권사도 많은 만큼 전망과 실제 실적이 크게 빗나가는 경우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준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는 재료의 소진이라는 개념도 녹아있다"며 "실적 발표 이후 경우의 수를 따져볼 때 차익 실현이 있을 수 있고 손절매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모두 주가 반등과는 거리가 먼 경우"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실적 자체가 예전처럼 큰 폭으로 상승하기 힘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연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해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이 이제 원숙한 상태로 진입해 이같은 성장세는 더이상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변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 정도만 충족을 하면 실질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으로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이익이 4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성장한 뒤 그 수준에서 머무름에 따라 주가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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