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해 투자전문회사로 독립시키는 방안이 다시 쟁점화하고 있다.
원래 이 같은 방안은 2008년 정부 발의로 입법화가 추진됐지만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내년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 노후자금의 안정적 증식을 위해 기금운용의 독립성 보장 및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용하 한국연금학회 회장(순천향대 글로벌경영대학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확대 개편해 투자전문회사로 전환한 뒤, 이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독립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 내 하나의 부서로 존재하고 있어 독립성과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 회장은 "특히 전임 이사장 시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기금운용본부의 투자의사 결정에 대한 외부 인사 개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독립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역할은 (상관인) 이사장의 성향에 따라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면서 "최고운영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의 위상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현 체제하에선 기금운용본부 독립이 쉽지 않고, 독립하더라도 기금 규모가 워낙 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독립을 서두르기보단 기금운용의 투명성 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는 "우선 기금운용본부장의
김기남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기금운용본부를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독립투자공사화할지 현 체제 내에서 역할을 확대할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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