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ISM 쇼크'에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900선 마저 내주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바닥권에 거의 근접했다면서 차분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저가 매수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주에도 미국 고용지표와 부채한도 협상 등이 굵직한 이벤트들이 남아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ISM 쇼크로 고용지표 발표에 관심 집중
4일 코스피 뿐만 아니라 일본 니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이유로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이 꼽힌다. 전날 발표된 미국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PMI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오는 7일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와 실업률을 오는 7일 발표한다.
고용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다. 연준은 실업률이 6.5%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7.0%에서 12월 6.7%까지 떨어졌고 1월에는 6.6%까지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상황이 좋아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가 그만큼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이다. 하지만 이에 따라 테이퍼링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유동성 랠리에 제동을 걸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신흥국의 통화위기 공포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도 돌발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정치권은 지난해 10월 부채한도가 법정 상한에 이르자 2월 7일까지 빚을 끌어다 쓸 수 있게 한 임시 조치를 취했다. 부채 한도를 초과해도 이달 말까지는 비상조치로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이후에는 정부에 현금이 없어 각종 비용이나 국채 이자조차 지불할 수 없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추가적으로 폭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지만 2주간 미국과 중국의 거시지표들이 발표되는 점이 우려스럽다"라며 "미국은 기록적인 혹한으로 인해 경제 활동 지표들이 좋을리가 없고, 중국도 개혁과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어 좋은 수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PBR 1배=코스피 바닥' 믿음은 여전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하락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초부터 계속된 코스피 약세에 따라 지수가 바닥권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PBR 1배 수준을 코스피 바닥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PBR이 1배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코스피 기업을 당장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지수가 더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마다 상이하지만 대략 1800선 후반에서 1900선 초반이 PBR 1배선으로 인식된다.
즉 현재 시장 환경을 봤을 때 V자형 반등은 쉽지 않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확실히 회복되는 국면에 있고 지수가 이미 상당히 떨어진 만큼 차분하게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내달쯤에는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PBR 1배선을 밑돌면 복원이 빨리 될 수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중국 지표의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지금은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이미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지금 팔고 나가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주식을 사도 되는 가격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 국면임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주가 상승을 염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경기민감주인 조선,화학, 정보통신, 은행 등의 업종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방영덕 기자 / 김잔디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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