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 아직 결실이 많이 맺어지지는 않은 탓에 꼴찌로 떨어져 있지만 그 와중에서도 희망은 싹트고 있다.
특히 내야진 구성은 앞으로 10년은 걱정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짱짱하게 짜여져 있다.
3루수 노시환은 거포 유망주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하주석은 이제 팀의 리더로 성장했다. 2루수 정은원도 당장 국가대표가 돼도 손색 없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1루를 책임져 줄 외국인 선수만 잘 뽑으면 내야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가 됐다.
↑ 노시환(왼쪽)과 정은원이 한화 내야 10년 고민을 덜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군대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져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세 명의 내야수 중 하주석만이 군대 문제를 빨리 해결해 뒀다. 노시환과 정은원은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내년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노시환과 정은원은 국가대표로서 자격을 갖춘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 정은원은 국가대표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짤 때도 정은원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왔었다. 그만큼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 할 수 있다.
정은원은 올 시즌 타율 0.302 4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이 0.434로 매우 좋고 장타율도 0.431로 테이블 세터 치고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OPS가 0.865나 된다.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구안이 좋은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 됐다. KBO리그와는 전혀 다른 스트라이크 존에 많은 선수들이 고전했다.
그러나 선구안이 좋은 선수들은 빠르게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했고, 결과로도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KBO리그서 손 꼽히는 선구안을 지닌 정은원은 국가대표로 꼭 필요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올 시즌 같은 성적만 유지해 준다면 충분히 2루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엔트리가 한정되기 때문에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금상 첨화가 될 수 있다. 정은원이 딱히 들어갈 만한 포지션이 보이지는 않지만 억지로라도 다른 포지션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대표 선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시환은 떨어지고 있는 공격 지표를 다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노시환은 4월 타율 0.329를 기록했다. 5월에는 0.232로 크게 떨어졌다. 6월(0.247)과 7월(0.214)에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타율 보다는 장타로 승부를 거는 유형의 선수지만 에버리지가 너무 떨어지게 되면 국가대표 선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3할 언저리의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송구 능력도 향상 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서도 송구 불안이 발탁을 가로 막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꾸준한 에버리지와 송구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급하면 유격수도 맡을 수 있는 수비 능력은 노시환이 갖고 있는 플러스 요인이다. 이 점도 강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감독이 누구로 선정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도쿄 올림픽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적지 않은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도쿄 올림픽서 외면 받았던 정은원과 노시환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팀을 위해서도 노력을 해야겠지만 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내년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는 반드시 입성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한화의 10년 내야 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
군 문제가 앞선 논란을 만드는 대표팀은 언제나 환영 받지 못했다. 실력으로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정은원과 노시환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까지 보여주며 어필할
경쟁자들보다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을 확인시킬 수만 있다면 기회의 문은 좀 더 넓어질 것이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다음 시즌 전반기까지가 시험 기간이다. 이 기간을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에 따라 팀과 개인의 야구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