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세이브냐 블론세이브냐? 마무리 투수들의 숙명이다.
시즌 첫 엘롯라시코에서 LG가 김현수의 역전타와 고우석의 세이브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반면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9일 오후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가 3-2로 승리했다.
시즌 첫 엘롯라시코는 명성에 걸맞게 명승부가 펼쳐졌다. 1차전은 LG가 4-0 완봉승을 거뒀고 2차전은 롯데가 3-0 완봉승으로 받아쳤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 양팀은 롯데 프랑코와 LG 수아레즈가 맞붙어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출발은 롯데가 좋았다. 3회 1사 2루의 상황에서 손아섭의 안타 때 LG 한석현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가 홈을 밟으며 앞서갔다. 5회 LG도 반격에 나섰다. 2사 2루 상황에서 정주현이 동점 적시타를 때리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롯데는 7회 1사 2루에서 마차도가 적시타를 때리며 다시 한 점 달아났다.
이날의 승부처는 8회 였다. 2-1로 롯데가 앞선 상황, 2사 1,2루에서 LG 김현수의 타석 때 마무리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현수는 바뀐 투수 김원중의 초구를 때려 극적인 역전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원중은 공 세개를 더 던져 라모스를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김원중의 뒤로 싸이렌 등장곡과 함께 LG 마무리 고우석이 마운드로 향했다. 지키면 본전이고 맞으면 역적이 되는 한점차 승부에서 블론세이브로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원중과 세이브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고우석의 모습에서 묘한 희비가 교차했다. 결국 승부는 마무리 투수에서 갈렸다.
고우석은 김준태의 안타와 3루수 김민성의 실책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손아섭을 땅볼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고우석과 김원중은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통한다. 이날 경기에서 누가 더 잘했고 못했는지를 따질 수는 없다. 승리의 여신은 LG를 향했다. 승패는 갈렸고 마무리 투수들의 숙명은 그렇게 정해졌다. jh1000@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