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 스토브리그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에이스 양현종이 꿈을 쫓아 미국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해봤지만 힘이 닿지 않았다.
이젠 지나간 일이다. 양현종이 없어도 야구는 계속된다. 누군가 그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 조계현 KIA 단장이 양현종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트레이드에 대해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
전력 보강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FA를 잡을 수도 있고 트레이드에 나설 수도 있다.
일단 KIA는 FA 시장서 움직이지 않았다. 선발 카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트레이드가 있다. 하지만 KIA는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트레이드의 문은 향상 열려 있지만 당장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을 하겠다는 마음은 먹지 않고 있다.
조계현 KIA 단장은 "양현종이 빠져 나간 공백은 대단히 크다. 어떻게든 공백을 메우는 것이 우리 숙제다. 트레이드도 아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장 트레이드를 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내부 육성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양현종급 전력 이탈을 트레이드로 메꾼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수준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려면 기둥 뿌리를 빼주는 초대형 트레이드가 일어나야 한다. 쉽게 결정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 이하 급으로 영입해 뎁스를 넓히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는 있다. 물량 작전으로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도 해볼만 하다.
하지만 KIA는 그마저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내부적으로 경쟁력 있는 젊은 피들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계현 단장은 "동기 부여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재목들이 신인으로 많이 들어왔고 기존 선수들이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올 시즌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들이 제법 된다.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은 늘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지에 대해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투수는 물론 야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KIA 투수진의 새로운 힘이라고 하면 일단 신인 트리오 이의리와 장민기 이승재가 있다.
140km대 중반의 묵직한 볼을 갖고 있는 이의리는 최근 실전 피칭에서도 위력을 보이며 기대대로 성장하고 있다. 좌완 투수라는 이점도 갖고 있고 볼이 날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장민기도 같은 좌완으로 비슷한 스피드를 갖고 있고 포크볼이라는 무기도 있다.
이승재는 워낙 갖고 있는 볼의 무게감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재능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군에서 제대한 김유신, 폼을 완전히 뜯어 고친 장현식도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또한 안치홍의 보상 선수로 넘어 온 김현수도 지난해와는 또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계현 단장은 "팀에 큰 구멍이 생겼지만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다. 팀 내부적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고 그 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갖고 있는 전력으로 양현종 공백을 메워볼 수 있다는 기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완벽하게 메울 순 없겠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성장하는 투구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고 답
대투수는 떠났지만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새 얼굴들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선수들이 빈 자리 메우기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겨우내 가능성을 발견한 KIA가 새 얼굴들을 동원해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