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거중에 사연없는 선수는 없다. 그중에서도 일본 출신 우완 마에다 켄타(31)는 사연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8년 2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으로 빅리그에 진출했고, 선발 등판 횟수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가 기본급보다 많은 독특한 계약 구조 때문에 이전 소속팀 LA다저스에서 경기력에 상관없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다저스가 우완 브루스다 그라테롤과 마이너리거 루크 레일리를 받는 조건으로 그를 미네소타 트윈스로 보냈다.
↑ 마에다 켄타는 새로운 팀에서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사진(美 포트 샬럿)=ⓒAFPBBNews = News1 |
등판 이후 개인 훈련까지 모두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마에다는 이전보다 표정이 더 밝아보였다. 그는 "몇몇 투구는 더 보완이 필요하다. 그외에는 좋았다.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투구 내용에 대해 말했다. "지금은 커터를 보완중인데, 오늘은 커터가 잘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그의 표정이 더 행복해보이는 것은, 새로운 팀에서 그가 다른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에다는 "트레이드가 됐을 때, 트윈스 구단에서는 나를 선발 투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말에 더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가 아닌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다저스, 미네소타,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가 삼각 트레이드에 합의했지만, 그라테롤의 피지컬 문제로 트레이드가 무효가 된 것. 결국 다저스가 보스턴, 미네소타와 별개의 트레이드를 진행하는 것으로 수습이 됐다.
그는 "평소대로 오프시즌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일본 취재진에 따르면, 마에다는 이 기간에도 다저스로부터 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전 미리 설명을 들은 상태였다고. 덕분에 그는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흔들림없이 운동할 수 있었다.
이 트레이드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발로 쓸 것이 아니면 이적시켜달라고 다저스에 요청했다. 다저스는 트레이드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거물 선수가 엮인 트레이드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내막을 전한 바 있다.
그는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트레이드를 물었다기보다, 다저스에게 선발 투수로 뛰고싶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트레이드'보다는 '선발로 뛰고싶다'에 힘이 실린 메시지였지만, 때마침 무키 벳츠라는 거물급 선수가 엮이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선발 투수로 생각한다' 이 말은 다저스에서도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앵무새처럼 했던 말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말과 다르게 행동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시즌 막판이 되면 그를 불펜으로 옮겼다. 다저스가 그를 불펜으로 기용한 가장 큰 이유는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강했기 때문이다(피안타율 0.199 피OPS 0.589). 반대로 상대적으로 약했던 좌타자 상대 기록(피안타율 0.257/피OPS 0.767)은 그의 선발 등판 기회를 뺏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새로운 팀에서도 이같은 모습이 되풀이된다면 얼마든지 말을 바꿀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는 "팀이 계속해서 나를 선발로 기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이번 트레이드는 그에게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는 '지금 팀에서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행복하다"고 힘있게 답한 뒤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일본 취재진을 향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