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안우진(넥센)은 지난 10월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성현(SK)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그의 포스트시즌 처음이자 유일한 실점이었다.
5회말 무사 1,2루에 등판한 안우진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고비를 넘기는가 싶었으나 김성현에게 인코스 속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였다.
안우진은 “볼카운트 2B였다. 1루도 비어있었는데 내가 너무 어렵게 승부를 벌였다. 실투는 아니었다. 보통 그 코스로 던지면 배트에 맞아도 파울이었다. 그런데 김성현 선배가 워낙 잘 쳤다”라고 말했다.
↑ 안우진은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투수였다. 1일 현재 포스트시즌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최고다”라는 동료들의 칭찬에도 안우진은 “난 많이 부족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어떤 결과든 부딪혀 배우면 좋은 경험이 된다. 학습 효과다.
홈으로 돌아온 안우진은 1차전과 180도 달라졌다. 10월 30일과 31일 벌어진 플레이오프 3,4차전에 연투한 그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도 9.00에서 1.50까지 하락했다. 준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한 포스트시즌 기록은 0.60이다.
안우진은 고척돔에서 SK 타자와 18번의 승부를 벌였다. 김성현과 대결도 세 차례 있었다. 이번에는 완벽하게 막았다. 김성현은 안우진의 슬라이더에 두 차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안우진은 “슬라이더가 종이 아니라 횡으로 움직였다. 각도 짧아 가운데 몰리면 장타 위험이 있어 더욱 집중해서 던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승부욕도 강하다. 홈런을 맞은 만큼 김성현과 다시 만났을 때 이기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안우진은 “(홈런 허용 후)김성현 선배와 솔직히 더 붙고 싶었다. (피하지 않고) 승부하려고 했다. 내가 자신 있게 던져서 이번에는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안우진은 4차전에서 선발투수 이승호와 놀라운 계투를 벌였다. 볼넷(7개)이 좀 많았으나 탈삼진 9개와 안타 2개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힐만 SK 감독도 “8회까지 경기 내용이 안 좋았다”라며 두 젊은 투수의 호투를 높이 평가했다.
이승호와 안우진의 1+1 카드는 넥센의 포스트시즌 최고 카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안우진은 “내 앞에서 (이)승호형이 워낙 잘 던졌다. 그래서 나도 안 지려고 열심히 던졌다. 한 이닝, 또 한 이닝 그렇게 생각하며 던지니 금방 지나가더라”라고 말했다.
↑ 안우진은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투수였다. 1일 현재 포스트시즌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안우진의 투구는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짧은 기간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느낌이다. 어려서부터 스펀지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안우진이다. 그는 “내가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씩 기복이 줄고 발전해 좋은 결과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프로 데뷔 첫 시즌, 한국시리즈까지 1승만 남았다. 오는 2일 밤 인천에서 넥센의 운명이 결정된다. 인천에 다시 가는 만큼 웃으며 돌아오고 싶다는 안우진이다.
이틀간 3,4차전에서 63개의 공을 던졌지만 5차전 등판은 전혀 문제없다. 안우진은 “이렇게 큰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배움의 기회다. 등판 지시가 떨어지면, 지금처럼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