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사안을 놓고 불공평하게 지침이 적용되는 것을 ‘이중잣대’라고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6년 1월 해외 원정도박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42·KIA)과 오승환(36·콜로라도)에게 정규시즌 50%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앞서 2015년 11월 삼성은 소속 선수였던 임창용으로부터 원정도박사실을 확인한 뒤 팀에서 내쫓았다. 삼성의 기업 이미지를 더럽힌 선수는 실력을 떠나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오승환은 17일 귀국길에서 국내리그 복귀를 희망했다. 콜로라도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데도 기자들 앞에서 이런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봐 그의 복귀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다. 5년 동안의 해외 생활에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 삼성으로선 오승환의 컴백희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승환은 국내로 돌아오면 삼성 선수다. 삼성의 임의탈퇴 신분이다. 콜로라도가 오승환을 풀어줄 가능성은 작다. 설령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한국행을 허락한다 해도 삼성이 섣불리 손을 내밀기 어렵다. 오승환의 복귀희망 발언에 환영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삼성의 고민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임창용과의 형평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3년의 세월이 흐른 것을 빼고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 임창용에게 철퇴를 내린 삼성이 오승환을 받아들인다? 그 사이 삼성의 가치관이 달라지지 않곤 설득력이 없다.
삼성은 예전부터 위법행위에 대해선 일벌백계로 처리했다. 비슷한 경우에서 다른 구단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 때도 삼성만은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 ‘삼성은 다르다’는 평판이 야구계에 자리 잡은 것도 이런 확고한 구단 방침이 있어서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일반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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