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계체조가 화려하게 부활의 날갯짓을 폈습니다.
김한솔과 여서정(16·경기체고)은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습니다.
김한솔은 남자 마루운동에서 금메달, 도마에서 은메달,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습니다.
원조 도마의 신(神)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딸인 여서정은 여자 도마에서 우승해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로는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습니다.
김한솔은 어제(24일) 도마 결선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금메달을 목전에 뒀으나 연기 후 심판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벌점 0.3점을 받은 바람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금메달은 0.062점 앞선 홍콩의 섹와이훙에게 돌아갔습니다.
김한솔은 완벽한 착지에 감격한 나머지 심판에게 연기 종료를 뜻하는 인사를 하지 않고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국제체조연맹(FIG)은 선수가 심판에게 묵례 형식의 종료 인사를 하지 않으면 규정 위반으로 심판이 벌점 0.3점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김한솔은 "도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엄연히 제 실수"라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젠 아무리 좋아도 퍼포먼스(세리머니)보다 마무리 동작 끝냈다는 표시를 심판에게 먼저 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
아시아의 '도마 퀸'으로 등극한 여서정은 "여자 종목에서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와 너무 기뻤다"며 "감독, 코치 선생님과 동료 선수들 등이 많이 응원해줘 힘이 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많은 대회가 있으나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보였습니다.
여서정의 옆에는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준 여홍철 교수가 함께 앉았습니다.
그는 "아빠가 경기를 해설하셨는데 아직 그 장면을 못 봤다"며 "아빠가 자카르타에 같이 있어서 힘이 났던 것 같고 그간 힘들 때 아빠가 다독여주고 위로해준 덕분에 잘 견뎌왔다"면서 '아빠 너무 고마워요'라고 귀엽게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여 교수는 "여서정의 하체 근력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며 "어렸을 적부터 본 김한솔에게선 마루운동과 도마에서 타고난 재능이 보였다"고 평했습니다.
이어 "나도 23세 때인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땄고, 김한솔의 나이를 볼 때 이제 남자 선수로서
아울러 한국 도마의 실력을 세계에서 뽐내는 김한솔과 여서정의 가능성을 '무한대'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인천 대회에서 '노 골드'에 그친 한국 남녀 기계체조는 김한솔, 여서정의 동반 금메달로 그 아쉬움을 시원하게 씻어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