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1일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는 “버나디나만 막았다면…”라는 상상을 수차례 펼쳤을 듯하다.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팀 패배 속 로저 버나디나(35·KIA)만큼은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버나디나는 1일 잠실 LG전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버나디나에 대해 “노력을 많이 한다. 참 열심히 하는 친구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7경기 동안 타율 0.379 1홈런 4타점 8득점, 4도루를 기록하며 팀 공수를 주도한 버나디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버나디나의 최근 기세가 뜨겁다. 이는 이날 경기서도 뚜렷했다. 경기 중요한 변곡점을 그가 직접 만들었다. 비록 패배했지만 버나디나가 있었기에 KIA는 경기를 계속 흥미진진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 KIA 버나디나(사진)가 팀 패배 속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하지만 중요할 때 힘을 낸 버나디나는 한 점차로 뒤지고 있던 6회초, 1사 2루 상황서 타석에 선 상대투수 김대현의 142km 속구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밀리던 KIA의 분위기는 3-2로 반전되는데 성공했다.
끝이 아니었다. KIA가 다시 역전을 허용한 뒤 또 추격에 나선 시점. 7회초 주자 1,3루 버나디나가 기세를 이어가야하는 찬스의 순간, 그는 바뀐 투수 진해수로부터 깔끔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KIA가 밀리거나 기회를 잡는 시점이 될 때마다 버나디나의 위력은 배가 됐다.
마지막은 결과를 떠나 팀이 아쉬웠다. 9회초 5-5로 맞서던 상황 주자 1,3루 천금의 찬스. 안타 한 방이면 달아날 수 있었다. 사실상 쐐기를 박을 수 있던 순간. 모든 시선이 타석에 선 버나디나에게 집중됐다.
상대투수는 정찬헌. 버나디나도 집중했다
다만 후속타자 김주찬이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펄펄 난 버나디나의 맹활약도 결말에서 아쉬움이 남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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