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아프진 않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네요.”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SK와이번스와의 등판을 앞둔 윤성빈(19·롯데 자이언츠)은 덤덤하게 말했다. “저 2년 만에 등판입니다. 지금은 떨리지 않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특유의 부산 사투리 억양이 섞여 무뚝뚝하게도 들렸다. 하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1999년 2월 26일생이라 이제 한국 나이로도 스무살이다. 아직은 앳되고, 말투와 달리 밝았다. 그러고 보니 이날이 윤성빈의 만 19세가 되는 생일이었다.
↑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 경기에서 롯데가 11-4로 승리했다. 롯데 윤성빈이 경기를 끝내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천정환 기자 |
물론 1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했기에 상동구장에서 반복되는 재활과 훈련이 견디기 힘들 수 있다. 더구나 어린 나이기에. 그러나 윤성빈은 묵묵히 이겨냈다. 그는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 코치님들도 몸 잘 만들었다고 하신다”며 “아직 저는 어리니까 천천히 생각하고 있다. 감을 찾기 위해 피칭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성빈은 롯데가 10-2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등판했다. 2년 여만의 실전 등판이지만 윤성빈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삼진 2개에 삼자범퇴. 직구 최고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피칭 후 윤성빈은 “떨리진 않았다. 아직 공의 힘은 70~80% 정도다. 150km는 넘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고교 시절보다는 발전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직구도 직구지만 삼진 잡은 위닝샷은 모두 포크볼이었다. 포크볼 연습 많이 했고, 이날 슬라이더도 던졌는데, 커브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첫 등판이었다. 그는 “간절했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면서 “코치님들이나 선배들한테 1차지명 받고도 흐지부지 보낸 선수 많다는 얘길 듣고 오히려 이를 악문 점이 있다. 열심히 운동
이제 첫 단주를 잘 낀 윤성빈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패전처리라도 1군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싶다”고 소박한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강하게 다시 말을 이었다. “보여주고 싶습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