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견고한 센터라인을 자랑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오른 롯데는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는데, 탄탄한 마운드와 함께 강한 수비력이 원동력이었다. 특히 새로 가세한 내야수 앤디 번즈(28)의 눈부신 수비가 돋보였다. 영입 당시만 해도 3루수와 2루수를 번갈아 볼 수 있고, 황재균(31·현 kt)의 미국 진출로 3루가 비었기 때문에 핫코너를 보리라는 예측이 강했다. 하지만 번즈는 주로 2루수로 나서며 포수 강민호(33·현 삼성)-중견수 전준우(32)-유격수 문규현(35)와 함께 센터라인의 핵으로 활약했다.
↑ 지난해 앤디 번즈가 선보인 롯데의 승리 세리머니. 사진은 신본기와 함께 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센터라인뿐만 아니라 내야 전체가 수비 안정화를 이뤘다. 불과 2년 전인 2015시즌만 하더라도 롯데의 고질병은 수비불안이었지만, 번즈를 앞세워 강화된 수비력은 2017시즌 10개 구단 중 최소실책(86개)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지금도 번즈 효과는 계속되고 있다. 김민재 수비 코치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차피 못 잡을 공인데 왜?’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마운드 위의 투수는 그런 모습에 고마움과 책임감 느낄 수 있다. 팀이 더 단단해지는 보이지 않는 효과”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긍정적인 마인드가 번즈효과를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코치는 “시즌 초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좋은 것만 생각하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선수들이 본받을만한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년 동안 같이 생활한 내야수들도 번즈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롯데 국내 내야수 중 수비력으로는 상위권인 신본기(29)도 “번즈는 마냥 해맑은 것 같지만 플레이하며 각 상황마다 생각을 많이 하고 스스로 대비한다. 물론 수비코치님이 쉬프트를 지시하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미리 예상하는 플레이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고 혀를 내둘렀다. 상무에서 전역하고 올 시즌 번즈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오윤석(26)은 역시 번즈의 밝은 면에 매료됐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은 둘째 치고 적극적인 모습, 수비를 정말 재미있게 즐겁게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캠프에서도 훈련하고 있는 포지션은 다르지만 옆에서 그런 모습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요령이나 연습 방법 같은걸 알려주더라. 워낙 성격이 밝아 먼저 와서 말을 걸어주니 나도 뭔가 물어보기 쉽다”고 말했다.
롯데는 FA자격을 취득한 강민호의 이적으로 센터라인이 헐거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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