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대성(33·두산)은 유니폼을 다시 갈아입었다. 두 번째 경험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그는 절박한 심정이다.
최대성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를 떠나 두산으로 이적했다. 2015년 5월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kt로 이적했던 그는 2년 6개월 만에 팀을 또 옮겼다.
그가 kt의 40명 보호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자존심이 퍽 상할 법도 했다. 하지만 더 큰 자신감 상실은 kt에서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최대성. 사진=김재현 기자 |
최대성은 kt 유니폼을 입고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마저도 평균자책점 20.25였다. 2016년과 2017년에는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힘겨운 시간이었다. 최대성은 “돌이켜보면 많이 아쉬운 순간이다. 팀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자존감이 떨어졌다”라고 토로했다.
최대성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도운 것은 골프선수 출신 아내 박시현이다. 지난해 말에는 화촉까지 밝혔다.
그는 “쓰러져가는 나를 잡아준 게 아내다.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아내 덕분에)내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법을 배우며 힘겨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최대성,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이름이었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또 한 쪽은 두산이다. 불펜 강화를 위해 ‘파이어볼러’ 최대성을 지명했다. 그만큼 최대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최대성은 지난 1월 이적 후 첫 공식 인사에서 “두산 같은 명문구단의 지명을 받아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최대성에게 두산 이적은 야구인생의 전환점이다. 그는 “솔직히 2차 드래프트 지명 직후 심정은 반반이었다. kt에 죄송한 마음도 컸다”라며 “그래도 두산에서 나를 좋게 봐주신 만큼 기쁘기도 했다. 이번에는 꼭 실수 없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대성은 부정적인 시각도 지워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제구 불안이다. 최대성은 볼넷이 많다. KBO리그 통산 234⅓이닝동안 115볼넷을 허용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이닝(22⅓)당 평균 볼넷(35)이 1개를 넘었다.
최대성은 “그동안 나는 롤러코스터 같은 야구를 했다. 너무 잘하려고 의욕만 앞섰다”라며 “두산 이적 후 코치님들께서 ‘즐겁게 던져’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도움이 많이 된다. 그 말씀대로 앞으로는 재미있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최대성은 현재 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그의 각오다.
최대성은 “그동안 스스로 너무 엄격하게 대한 면이 있다. 좋은 결과만 내려고 계속 다그쳤다. 이제는 실수 없이 잘 준비하려고 한다”라며 “두산은 활기가 넘치는
즐거운 야구는 최대성의 지향하는 바다. 그는 “두산 불펜에서 정말 재미있게, 신나게 던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운드에서도 허슬플레이를 펼쳐 보이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