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강릉)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이 4회 연속 출전한 올림픽에서 시즌 베스트를 넘진 못했으나 그런 기록과 상관없이 대중에게 감명을 줬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는 12일 오후 9시 30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 경기가 열린다. 5조로 출전한 노선영은 1분58초7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회 직전 기준 시즌 세계 62위 수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노선영의 이번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공인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 최고기록은 월드컵 4차 대회 1분57초84(세계 53위)였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노선영. 사진=천정환 기자 |
커리어 하이는 2013-14시즌 2차 월드컵 1분56초04. 노선영의 당시 기록은 이번 시즌이라면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 세계 29위 수준의 기록이다.
2007 ISU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자 노선영이 청소년 시절 여자스피드스케이팅 일인자였다면 남동생 故 노진규는 2010 세계주니어선수권 쇼트트랙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다. 남매가 모두 자신의 빙상 종목에서 청소년 최강자였다는 얘기다.
고인은 2011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포함 4관왕으로 1년 만에 성인 남자쇼트트랙 일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데 이어 골육종 악성, 즉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故 노진규는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투병했으나 2016년 향년 24세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를 호령했으나 경기 외적인 이유로 동계올림픽 출전조차 하지 못한 고인의 염원은 ‘동생을 대신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누나 노선영에게 이어졌다.
노선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팀추월을 주력 종목으로 삼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하는 단체전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 올림픽 기준 충족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ISU는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국가대표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인 종목 중 하나 이상의 출전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행정착오로 故 노진규의 염원을 담은 노선영의 대회 4회 연속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노선영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알고 있던 개인 종목에 진지하게 임할 이유가 없었다.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전력을 쏟다가 혹시나 있을 부상 등 돌발 변수도 걱정했을 것이다.
전력을 다하지 않은 2017-18시즌 1500m 기록이 세계 TOP30인 것이 노선영에게는 다행이었다. 성적이 더 좋은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문제로 출전권을 잃으면서 노선영한테 기회가 온 것이다.
팀추월은 단체전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는 노선영에게 고인의 소망을 오롯이 혼자서 대신 이뤄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녀의 역주는 보는 이에게 큰 감동을 줬다.
친동생 노진규의 안타까운 사망에 가려있으나 노선영은 한국의 2009 동계유니버시아드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은메달에 동참했고 2011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매스스타트·팀추월 2관왕 및 15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노선영의 성인 세계대회 최고 성적은 2013 ISU 세계선수권 팀추월 동메달로 개인 종목 입상은 없다. 아시아 여자스피드스케이팅 정상에는 서봤으나 월드클래스와는 거리가 있긴 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노선영이 4회 연속
노선영의 ISU 스피드스케이팅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은 2014-15시즌 여자부 1500m 20위가 커리어 하이다. 2015-16시즌 매스스타트 23위가 뒤를 잇는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