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내야수 황재균(30)은 지난해 11월 kt위즈와 4년 88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낸 그는 1년만에 한국 복귀를 선언했고, 새로운 팀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던 kt를 택했다.
왜 그는 kt를 새로운 팀으로 택한 것일까?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만난 그는 "미국 생활을 하며 목말랐나보다"며 말문을 열었다. "일단 솔직히 말하면 제일 적극적인 팀이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약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를 원하는 팀에 목이 마른 것 같았다."
황재균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지만 18경기에서 57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로스터 확장 기간을 앞두고는 팀이 그대신 파블로 산도발을 택하면서 빅리그 도전이 허무하게 끝나고말았다. 아쉬움이 가득한 1년이었다.
↑ 황재균은 새로운 팀에 적응해가고 있다.사진(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
잘 준비된 팀에 합류해 우승에 기여하는 것도 멋진 방법이지만, 밑에서부터 쌓아 올라가고 있는 팀에서 도전을 함께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그는 "나도 밑에서부터 함께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팀과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는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지금까지는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분위기가 좋다. 각자 그 팀만의 분위기가 있는데 이 팀만의 분위기도 괜찮은 거 같다. 위에서 눈치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야구를 도와주려고 한다. 야구하기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고 있다. 선배들이 후배들로 하여금 부담 안주려고 하고 자신의 운동에 집중하게 해준다. 좋은 팀에 온 거 같다."
"몸이 지친 상태에서 억지로 끌려가면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인 운동이 중요한데 이 팀이 지금 그런 분위기다. 힘이 있는 상황에서 기술 훈련을 진행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새 팀에서 맞이하는 시즌을 위해, 황재균은 캠프에 합류하기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난 시즌 자신이 있는 새크라멘토까지 직접 찾아와 타격 기술을 알려줬던 덕 레타 코치와 함께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레타 코치는 "아쉽다"는 말로 자국 리그로 돌아간 황재균을 맞이했다. "코치가 미국에 있었으면 더 잘할 수 있었다며 굉장히 아쉬워했다. 그래도 좋은 계약으로 잘 갔으니까 축하하고 한국에서 잘하라고 해줬다."
황재균은 레타 코치에게서 타격에 있어 중요한 것 세 가지를 배웠다. "많지는 않은데 딱 몇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심 이동, 밸런스, 타구 각도가 그것이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다."
↑ 황재균은 kt가 자신에게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이라고 말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홈런과 타점을 많이 기록하라고 나를 데려온 것이다. 타순은 어디에 들어가든 상관없다. 1번 타자를 치라고 하면 1번을 칠 것이다."
자신이 제일 오랜 시간 뛰었던 팀이자 이전 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할 때 느낌에 대해서는 "신기하고 남다를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전에 넥센에서 롯데로 갈 때는 어렸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지금은 서른살이 넘었고, 롯데에서 오래 뛰었기에 느낌이 다를 거 같다. 팬들은
그는 마지막으로 "무난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새로운 팀에서의 4년에 대한 기대치를 전했다. 황재균에게 ’무난하게’는 어떤 뜻일까? 그는 웃으면서 "굵고 길게 가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