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의정부) 이상철 기자] “제가 왜 받았죠?”
별들의 잔치에서 왕별로 등극한 이다영(22·현대건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다영은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시즌 V리그 올스타전에 V-스타로 출전했다. 팬 투표에서 7만557표를 얻어 V-스타 세터 부분 1위를 차지했다.
↑ V리그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이다영(왼쪽)과 정민수(오른쪽). 사진(의정부)=옥영화 기자 |
2014-15시즌 프로 입문 이후 4회 연속 참가다. 이다영이 빈손으로 돌아간 적은 없었다. 2014-15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3회 연속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세리머니상 4연패가 좌절됐다. 8표를 받았지만 듀크(9표·GS칼텍스)에게 1표차로 밀렸다. 그러나 여자부 MVP 투표에서 유효 23표 중 20표를 싹쓸이 하며 생애 첫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보다 먼저 탄 트로피다.
이다영은 “특별히 개인상을 노리고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저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가짐일 뿐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춤을 추고 세리머니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MVP가 세리머니상보다 더 좋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왜 받은 걸까”라며 반문했다.
이다영은 이날도 화려한 퍼포먼스로 배구팬의 눈을 사로잡았다. 올스타 선수 중 최다인 5득점을 올렸다. 그보다 댄스 세리머니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다영은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재영와 준비를 많이 했는데 (사전 조율한)음악 재생이 원활하지 않았다. 보여주고 싶은 세리머니가 있었으나 그 노래가 나오지 않았다. 반은 포기했다”라고 했다.
그래도 만족스런 퍼포먼스도 있었다. 섹시 댄스로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을 홍당무로 만들었다. 이번 V리그 올스타전의 명장면이었다.
이다영은 “남자부 팀 감독님 앞에서 춤을 출 기회는 V리그 올스타전 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에 한 번 시도해봤다. 사전에 이야기된 것은 아닌데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감독님도 잘 추시더라”라며 웃었다.
한편, 남자부 MVP로 뽑힌 정민수(우리카드)는 “따로 세리머니 연습을 하지 않았다. 조금 알던 춤인데 즉흥적으로 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정민수의 포지션은 리베로. 그러나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공격수로 뛰고 있다. 숨겨뒀던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산했다. 그는 “최태웅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셨다. (공격을 마음껏 펼치나)여오현 선배의 계보를 잇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많이 배우겠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