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의정부) 이상철 기자] 21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처음 개최된 V리그 올스타전. 양보할 수 없는 승부의 열기로 뜨거웠던 코트는 이날만큼은 ‘개그콘서트’였다.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한편, 숨겨뒀던 끼를 발산해 의정부체육관을 가득 메운 배구팬을 열광케 했다.
2017-18시즌 V리그 올스타전은 48명의 선수가 V-스타와 K-스타, 2개 팀으로 나눠 총 4세트(남·녀 2세트씩)로 펼쳐졌다. 세트별 15점으로 진행돼 총점으로 우승팀을 가렸다. 듀스도 없었다. 평소보다 적은 득점이 나오기 마련이다.
↑ 신진식 감독도 웃게 만드는 이다영(6번)의 댄스. 사진(의정부)=옥영화 기자 |
그렇지만 배구팬이 평소보다 빨리 배구장을 떠날 리는 없었다. 올스타전은 이벤트 매치다. 매 시즌 보내주는 배구팬의 사랑에 보답하는 잔치다. 볼거리가 넘쳐 흥미진진하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배구팬과 스킨십을 하며 소통했다.
이다영(현대건설)은 댄스퀸이었다. 정열적인 춤사위로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과 함께 신명 나게 춤을 췄다. 특히, 엄정화의 ‘초대’에 맞춰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과 같이 아찔한 춤을 춰 신 감독을 홍당무로 만든 것은 압권이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듀크(GS칼텍스)와 함께 댄스스포츠를 추며 현란한 발놀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나연(GS칼텍스), 김나희(현대건설)도 예사롭지 않은 댄스 실력을 과시했다.
배구팬의 배꼽을 잡은 폭소케 한 풍경도 많았다. 고예림(IBK기업은행)은 단호한 주심 판정에 애교를 부리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박상하(삼성화재)는 자신을 놀리던(?) 신영석(현대캐피탈)의 코에 500원을 넣기도 했다.
↑ 이상형 올스타 이벤트에서 매력을 어필 중인 강소휘(9번). 사진(의정부)=옥영화 기자 |
그러나 경기감독관으로 분한 권순찬 KB손해보험은 “나도 잘 모른다”라고 운을 떼더니 “(김)진희야 (뛰어도)괜찮아”라고 논란을 재빠르게 종식시켰다.
색다른 이벤트도 열렸다. 삼성화재를 V리그 역대 최강 팀으로 만들었던 신진식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잠시 현역으로 뛰었다. 배구팬의 향수를 자극한 둘은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 K-스타에서 호흡을 맞추며 정확한 공격으로 1득점을 땄
한편, K-스타는 54-52로 V리그 올스타전 승리를 차지했다. 3세트까지 5점차로 뒤졌으나 4세트에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전광인(대한항공)과 배유나(한국도로공사)는 배구팬이 뽑은 이상형 올스타로 선정됐다. 이날 집계된 관중은 4823명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