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한 롯데 자이언츠의 원동력은 돌아온 이대호를 중심으로 한 타선의 힘도 컸지만, 마운드의 높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후반기 조쉬 린드블럼이 가세한 선발진은 리그 탑 수준이었다. 전반기 부진했던 브룩스 레일리가 무패행진을 펼친 것도 그렇고, 베테랑 송승준도 오랜만에 10승 투수가 됐다. 전반기 롯데 선발진을 지탱했던 박세웅이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그래도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투수가 되며 롯데 마운드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선발진이 앞에서 끌어준 힘도 컸지만, 불펜의 지키는 야구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FA 첫 해 기대에 못 미쳤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1승3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2.18로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르면서 불펜의 중심을 잡았다. 한창 롯데의 상승세가 시작되던 8월 여름부터 손승락은 세이브를 쌓아가며 팀 승리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가을야구행의 일등공신 중 하나가 됐다. 보직 변경도 빛을 발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시작했던 박진형이 2군에 다녀온 뒤 후반기부터 불펜으로 보직 변경해, 사실상 셋업맨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 성적은 4승4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11이지만, 불펜으로만 뛴 후반기 성적은 3승1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17이었다. 특히 9월 이후에는 12⅔이닝을 던져 2승 3홀드에 평균자책점이 0이었다.
↑ 롯데 자이언츠 윤길현. 2018년에는 왕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2018시즌 롯데 불펜은 더욱 기대할만하다. 위에서 언급한 투수들이 모두 건재하고, 플러스 전력들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상무에서 전역한 우완 구승민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구승민은 올해 퓨처스리그 37경기에 등판해 1승 1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했다. 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서 좌완 고효준을 데려왔다. 롯데의 헐거운 부분 중 하나였던 왼손 불펜요원을 보강했다. FA 황재균(kt)의 보상선수로는 우완 조무근도 데려왔다.
여기에 윤길현의 부활까지 더해지면 롯데는 리그 최강의 불펜진까지 갖추게 된다. 손승락과 함께 2016시즌을 앞두고 FA로 롯데와 계약했던 윤길현은 올해 13홀드로 팀 내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지만, 40경기 39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6.41이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또 8월 중순 이후에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롯데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도 윤길현은 62경기에서 60이닝을 던져 7승7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6.00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FA를 앞두던 SK시절인 2015시
윤길현으로서도 내년이 중요하다. 기대 이하의 성적 때문에 많은 비난을 들었기 때문에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윤길현의 부활에 내년 롯데 순위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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