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정우람(32·한화)은 지난 25일 KBO리그 통산 2번째 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했다.
선발투수에 비해 조명을 덜 받고 있으나 구원투수로 대단한 기록이다. 분업화가 뒤늦게 됐지만 KBO리그에서 100승 투수(29명)보다 100세이브 투수(16명)가 더 적다.
현역 시절 100승 투수였던 이상군 감독대행은 “구원투수는 관리를 받는 선발투수와 다르다. 매일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100승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대기록이다”라고 말했다.
↑ 한화 정우람은 25일 대전 KIA전에서 개인 통사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100세이브-100홀드를 기록한 2번째 투수가 됐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런데 정작 정우람은 ‘민망하다’는 반응이다.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터라 개인 기록으로 주목을 받는 게 미안할 따름이다.
정우람은 “그 동안 좋은 선수, 감독과 함께 했기에 이룰 수 있던 기록이다”라며 “팀 상황이 어려운데 이렇게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게 좀 민망하다. 그래도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정우람은 25일 현재 710경기에 출전해 51승 30패 100세이브 129홀드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100세이브-100홀드 투수는 106세이브-121홀드의 정대현(롯데)에 이어 2번째다.
그는 프로 데뷔 이래 전 경기를 구원투수로 뛰었다. 2004년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선발투수를 꿈꾸기도 했다. 2군에서는 선발 등판도 경험했다. 정작 1군에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더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
↑ 한화 정우람은 25일 대전 KIA전에서 개인 통사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100세이브-100홀드를 기록한 2번째 투수가 됐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프로 14년차다. 하지만 여전히 구원투수라는 보직은 힘들다. 정우람은 “절대 편하지 않다. 힘든 보직이다.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나 공 하나에 승부가 갈린다. 자칫 다칠 수 도 있다. 정말 한 순간이다. 매일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 긴장감도 매우 힘들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정우람은 올해 49경기 6승 4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한화로 이적한 첫 시즌(2016년)보다 나은 성적이다. 특히 8월 들어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1.04로 뒷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정우람은 “시즌을 치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지금은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난해는 안 좋은 일도 있고 부상까지 겹쳤다. 그래서 올해는 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지금까지는 목표한대로 잘 되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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