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KIA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뒤집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연승 행진을 6경기로 늘렸다. 거침없는 독주다.
피 말리는 경기였다. 패색 짙던 승부를 극적으로 뒤바꾼 것은 9회초 터진 이범호(36)의 역전 홈런(2점)이었다. 결승타는 연장에서 홈런을 날린 버나디나였지만 그 발판을 마련한 이범호의 활약상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이범호의 역전 홈런이 결정적이었다”라고 칭찬했다.
호평이 쏟아지나 이범호는 “운이 좋았다”라며 쑥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제대로 맞혀야 홈런이 가능하다. 후배들이나 빗맞혀도 (외야 펜스를)넘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 KIA 이범호는 18일 고척 넥센전에서 9회초 역전 홈런을 날리며 팀의 후반기 첫 승 및 6연승 행진에 기여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그래도 올해 기록한 홈런 11개 중 손맛이 짜릿했던 홈런이었다. 이범호는 “치는 순간 느낌이 왔다. 중요한 순간에 터져 기쁘다”라며 웃었다.
KIA는 18일 현재 58승 28패로 단독 1위다. 2위 NC와는 8경기차다. 다른 9개 팀을 압도한다. 상대 전적에서 KIA에 우세를 보이는 팀은 하나도 없다. KIA는 최근 14경기에서 13승 1패를 거뒀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이 적기라는 평가다.
이범호에게는 첫 우승 기회다. 2000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를 한 차례 경험했지만 당시 소속팀 한화는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범호는 “그때 삼성은 너무 강했다. 사실상 이번이 첫 기회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범호는 “선수생활 막바지에 (우승)기회가 찾아왔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도 행운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역으로 뛸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요즘 선배들의 은퇴식을 보면 가슴이 짠해진다. 그래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간절해진다”라고 전했다.
이범호는 KIA의 독주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야구는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구는 1경기씩을 한다. 그 1경기에서 개인 기록을 쌓고 팀 승리를 만든다. 이를 반복한다”라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렇지만 베테랑은 어느 때보다 야구를 하는 게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다. 팀이 질 것 같다는 의구심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범호는 “팀이 단단하다. 다들 (기회가 주어지면)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싶어한다. 경기도 재미있다. 다들 잘 치니까 더그아웃에서 환호성을 외치는 횟수도 많아졌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범호는 자신에 대해 동료가 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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