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보우덴이 등판하는 날 팀이 이기길 바랐다.”
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31)는 나이스가이였다. 팀 동료 마이클 보우덴(31)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에반스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고, 8회초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투런홈런을 때렸다. 이날 4타수1안타 2타점을 기록했는데, 유일한 안타가 바로 이 홈런이었다.
이날 SK와의 경기는 투수전 양상이었다. SK는 두산 선발 보우덴에 막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두산도 5회까지 SK선발 스캇 다이아몬드(31)에 막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KBO리그 대표적인 홈런 친화적인 구장에서 팀 홈런 1위(SK)와 2위(두산)의 맞대결이었지만,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는 없었다.
↑ 두산 닉 에반스가 18일 인천 SK와이번스전에서 8회 결승 투런홈런을 날려 팀의 후반기 첫 승을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먼저 두산이 6회와 7회 각각 1점씩을 뽑아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SK는 7회말 보우덴이 주자 2명을 남기고 내려간 뒤 올라온 이현승을 두들겨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물론 승리의 여신은 쉽게 SK쪽으로 미소를 짓지 않았다. 8회초가 승부처였다. 역시 1사 1루 상황에서 다이아몬드가 박정배에 마운드를 넘긴 뒤 2아웃 이후 경기가 요동쳤다. 박정배의 1루 견제송구 미스와 류지혁의 적시타로 3-3 동점이 된 것. 동점이 되자 흐름은 두산 쪽으로 쏠렸다. 타석에는 에반스가 들어섰고, 에반스는 박정배의 초구(13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으로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투런홈런이었고, 에반스의 올 시즌 17번째 홈런이었다. 또 2년 연속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경기는 5-3으로 두산이 리드를 잡았고, 결국 6-4로 두산이 승리했다. 승리의 1등공신은 누가 뭐래해도 에반스.
경기 후 에반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라 더욱 집중했다”며 “비록 보우덴이 승리투수 되지 못했지만, 보우덴
이 등판한 날 팀이 이기길 바랐다. 내 홈런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 기분좋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타자라면 누구나 실투 기다린다. 실투가 올 것으로 믿고 있다. 마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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