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3월 31일(금)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 2017 KBO 리그가 지난 13일(목)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 나지완의 개막전 만루홈런, LG의 개막 이후 첫 4연승, 삼성 우규민의 한 경기 최초 4타자 연속 3구 삼진 등 초반부터 연이어 터진 기록들은 화려한 2017 시즌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전설’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기록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이승엽의 대기록들을 보면, 그의 은퇴선언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이승엽은 5월 2일 대구 두산전에서 1,300득점, 5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3,800루타 고지를 밟으며 종전 양준혁의 1,299득점, 3,879루타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연이어 5월 2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50홈런을 달성했으며, 6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투런홈런을 쏘아 올려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까지 달성했다. 팬들과 선수들로부터 여전히 최고의 선수로 사랑 받고 있는 이승엽은 어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개최된 2017 KBO 올스타전에 개인 통산 11번째 올스타 베스트로 선정돼 본인의 첫 올스타전(1997년)과 마지막 올스타전을 모두 홈구장에서 치렀다.
↑ 이승엽(사진)이 커리어 마지막 시즌 의미 있는 다양한 기록을 예고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2016 KBO 출루율 1위였던 한화 김태균이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전반기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8월 7일 마산 NC전에서 안타로 출루하며 대장정을 시작한 김태균은 4월 22일 수원 kt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로 종전 펠릭스 호세(롯데)가 보유하고 있던 63경기 출루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에도 멈출 줄 몰랐던 김태균의 출루 행진은 마침내 6월 3일 대전 SK전까지 이어졌고, 최종기록을 86경기로 마감했다. 두 시즌에 걸쳐 완성된 이 대기록은 KBO리그는 물론이고 NPB(69경기, 스즈키 이치로), MLB(84경기, 테드 윌리엄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KIA, 그들로 인해 광주가 열광하다
올 시즌 독보적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KIA의 방망이는 전반기 내내 매서웠다. KIA는 역대 팀 최다 안타 타이기록인 29안타를 몰아친 6월 27일 광주 삼성전부터 7월 1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최다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로 두 자릿수 득점은 7월 5일 문학 SK전까지 8경기 연속으로 이어졌고, KIA는 이날 경기 5회초에 11타자 연속 안타, 12타자 연속 득점이라는 신기록을 잇달아 세웠고, 연속 타자 출루는 12타자, 한 이닝 최다 안타는 11안타로 이 부문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전반기 동안 KIA의 매서운 기세에 홈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KIA는 사상 첫 시즌 1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 한화 김태균(사진)은 올 시즌 출루에 관한 모든 기록을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써냈다. 86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도 함께 완성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5월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KBO 리그 최초로 역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졌다. 넥센 이택근은 이날 한화와의 경기에서 팀이 6-4로 뒤지고 있는 9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등장해 한화 정우람을 상대로 역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고 순식간에 고척돔은 후끈 달아올랐다.
6월 21일 대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2회말 2사 1루. 한화의 8번타자 타석에는 전날까지 육성선수로 KBO 리그 등록 경험이 전무했던 김태연이 들어섰다. 김태연은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넥센 선발 신재영이 던진 초구 슬라이더에 곧바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 공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김태연은 역대 세 번째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이라는 기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두산의 정진호는 6월 7일 잠실 삼정전에서 1회 2루타, 2회 3루타, 4회 안타에 이어 5회 홈런까지 5이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해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 신기록과 함께 최소 타석(4타석)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LG 손주인은 6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유강남의 투런홈런에 이어 곧바로 6회 중견수를 넘기는 그라운드 홈런을 터뜨리며 역대 세 번째로 연속타자 홈런과 그라운드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또한 한화 로사리오는 6월 16일 수원 kt전에서 역대 세 번째로 4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단일 경기로는 2000년 박경완(SK)에 이어 두 번째였다.
▲KBO 리그 역사를 바꾼 투수들
올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우규민의 첫 등판은 강렬했다. 4월 1일 대구 KIA전에 선발 등판한 우규민은 5회초 이홍구-김선빈-버나디나를 3구 삼진으로 연속해 돌려세우며 역대 다섯 번째로 한 이닝 3타자 연속 3구 삼진 기록을 세웠다. 이어 6회초 첫 타자인 노수광까지 3구 삼진으로 처리해 한 경기 최초 네 타자 연속 3구 삼진 기록까지 달성했다. NC의 새 외국인투수 맨쉽은 데뷔 후 4월 30일 광주 KIA전까지 6연승을 내달리며 데뷔 후 선발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고, 넥센 밴헤켄은 6월 23일 고척 LG전에서 경기 개시 후 7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 부문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KBO 리그 승리 1위에 올라있는 헥터는 지난 11일(화) 광주 NC전에서 승리하면서 외국인선수 최초 15연승,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은 2003년 정민태의 기록과 타이인 1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같은 팀 소속 임창용은 5월 6일 사직 롯데전에서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마무리하며 역대 두 번째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 지난달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LG와 롯데가 무박 2일의 장시간 경기를 펼쳤다. 28일 역시 연장 승부가 이어지며 혈투를 펼쳤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LG와 롯데는 동일 대진 이틀 연속 연장 12회 승부를 펼치며 야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첫 경기는 6월 27일 오후 6시 31분에 시작해 무려 5시간 38분 동안 진행됐고 결국 자정을 넘긴 다음날 0시 9분에 경기가 끝났다. 9회까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고, LG가 10회초에 5점을 내면서 10-5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10회말에 대거 5점을 뽑아 10-10 동점을 만든 뒤 12회말 LG 중견수 안익훈의 실책으로 질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롯데는 연장전 최다 점수차 역전승(5점) 기록을 세웠고 팀 최다 타이기
전반기를 마감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의 본격적인 경쟁은 올스타전 이후 7월 18일(화)부터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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