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마지막 올스타전 팬 사인회를 마친 이승엽(41·삼성)은 끝까지 팬을 생각했다.
15일 오후 3그룹으로 나눠 진행된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사인회에서 이승엽은 단독으로 열렸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을 위한 무대였다.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는 그칠 줄 몰랐다. 하지만 이승엽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는 팬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 이승엽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마지막 올스타전 팬 사인회에 참석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당초 예상보다 많은 팬이 긴 줄을 이으며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30분여 진행된 팬 사인회에서 이승엽은 싫은 내색 없이 팬의 요청을 하나하나 들어줬다. 유니폼, 모자, 공, 카드, 사인지 등에 이름 ‘이승엽’과 등번호 ‘36’을 펜으로 그렸다. 사진 촬영은 덤이었다.
이승엽의 열성 팬이라고 자처하는 팬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에 이승엽은 더 많이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이승엽은 “많은 팬이 (내 사인을 받기 위해)기다리셨다. 그런데 더 많은 팬께 해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긴 줄에는 올스타전 도우미로 나서는 경운중, 대구중 야구부 선수들도 섞여있었다. 어린이 팬과 만남을 더 많이 갖고 싶다는 이승엽의 바람대로 대구지역 야구꿈나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들에게 이승엽은 슈퍼스타이자 롤모델이다. 이승엽의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신기해하면서 기뻐했다.
대구중의 36번 유니폼을 입은 2학년 장재혁 군은 “리틀야구를 할 때부터 이승엽 선수가 우상이었다. 예전 이승엽 선수가 리틀야구 팀에 찾아왔는데 너무 긴장해 그때 사인을 받지 못했다. 이렇게 사인을 받아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소원을 이룬 10대 소년에게 이승엽의 사인이 새겨진 유니폼과 장갑은 보물 1호가 됐다.
이승엽은 야구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야구후배들을 응원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심정도 내비쳤다. 이승엽은 “(10대 시절이)부럽다. 그렇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저 많은 야구꿈나무 중에서 프로에서 성공할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걱정도 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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