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그는 던지고 싶었다. 오랜만에 오른 마운드. 그러나 때 아닌 폭우가 닥쳤고 끝내 기회가 무산됐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마음은 금세 아쉬움으로 변했다. 이틀 뒤 다시 얻은 기회.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같았지만 이번에는 긴장감이 들었다. 팬들의 뜨거운 환호는 덜컥 부담감으로 커졌다. 임무를 완수하고 난 후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만큼 깨달은 바도 많았다. 관심과 기대 속 복귀전을 치른 KIA 타이거즈 신성 임기영(24)의 이야기다.
이번 시즌 KIA의 단연 최고 히트상품인 임기영에게 지난 한 달여 시간은 힘겨움 그 자체였다. 6월7일 한화전서 따낸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의 짜릿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폐렴 증세를 호소해 긴 공백의 시간을 가졌다. 첫 풀타임 시즌인데다가 정신없이 달려온 개막 후 두 달여 시간. 한 템포 쉬어가는 기간이 됐다며 오히려 잘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스스로는 공을 던지고 싶어 힘들었던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11일 광주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임기영의 첫 인사는 이 같은 마음이 드러난 “정말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다”였다.
↑ KIA 타이거즈 신성 임기영(사진)이 11일 광주 NC전서 설레고 긴장감 넘친 한 달여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그 순간 예고됐던 빗줄기가 수원 하늘을 강타했다. 끝내 경기는 취소됐고 임기영은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한 채 마운드만 밟고 내려와야 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마음이 아쉬움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던 마음을 가득 채울 기회는 이틀 뒤인 11일 홈에서 열린 NC전에 찾아왔다. 팀이 7-3으로 앞선 7회초 2사 1루 상황. 선발투수 헥터에 이어 박진태, 고효준이 마운드에 올라 짧게 이닝을 소화한 뒤였다. 나머지는 임기영의 차례였다. 오랜만에 맛본 실전투입일 터.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팬들은 환영인사라도 하듯 뜨거운 함성과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 임기영은 이때를 떠올리며 “함성에 놀랐다. 내가 이런 환호를 받을 정도인가 생각했다. 금세 꼭 막아야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전의 임기영이 아니었기에 팬들의 반응도 이처럼 달랐던 것이다.
긴장 속 첫 타자를 상대한 임기영. 하지만 모창민에게 좌익수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맞고 말았다. 홈에서 주자가 접전을 벌였고 비디오판독까지 거쳤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타이밍 상 판정이 애매해보였기에 더욱 아쉬웠을 순간. 후속타자 박석민에게 연거푸 볼을 세 개 던지며 흔들리기까지 했다.
↑ 임기영(사진)은 한 달여 시간 동안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고 복귀소감을 전했다. 사진(광주)=황석조 기자 |
“팀이 잘 나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폐가 될 수 없었다”며 경기 후 당시 느낀 각오를 떠올린 임기영은 “컨트롤이나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던지다 보니 공 한두 개 정도가 힘이 들어갔고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다. 모창민, 김성욱 등 원래 내 공을 잘 쳤던 타자들과의 승부에서도 애를 먹었다”며 등판내용을 복기했다.
다만 첫 등판이었기에 앞으로는 나아지는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임기영은 “몸 상태와 구위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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