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LG 트윈스의 상징 ‘적토마’ 이병규(42)가 9일 공식은퇴식을 치른다. LG 입장에서 의미가 가득할 순간. 다만 현재 팀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전설의 마지막을 추억하며 동시에 또 다른 전설의 등장을 고대할 이유다.
1997년 데뷔한 이병규는 2016시즌까지 KBO리그 한정 LG에서만 17시즌을 뛰었고 당연히 대표적인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억된다. 실력도 대단했다. 통산 타율이 3할을 넘었고 3년 연속 최다 안타상 및 신인상, 두 차례 타격왕, 골든글러브 7회 수상 등 LG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던 타자로 손꼽혔다. 2013시즌에는 역대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했고 은퇴직전인 지난 시즌에도 주로 2군에 있었지만 한 때 4할대 고타율을 자랑하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성적과 함께 넘치는 카리스마 또한 이병규의 상징. 베테랑 리더, 든든한 맏형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꾸준한 정상급 실력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 LG의 상징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억될 적토마 이병규(사진)가 7월9일 잠실 LG-한화전 때 공식은퇴식을 치른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를 바라보는 LG는 기쁘고 영광스러운 날이 될 듯하다. 특히 구단 입장에서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레전드를 예우하는 팀으로서의 가치도 업그레이드 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전망이다. LG는 9일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벽한 잔치가 될듯하지만 현재의 LG 입장에서 복잡한 감정도 생길만하다. 우선 팀이 완연한 하락세 흐름을 타고 있다. 6월말부터 이 같은 흐름이 반전 없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제는 견고할 것만 같았던 상위권 성적에서 멀어져 불안한 6위에 멈춰있다. 9일 오전 현재 3위 SK에는 다섯 경기, 4위 넥센에게는 네 경기, 5위 두산과는 두 경기차로 벌어졌다. 도리어 7위 롯데에게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문제는 뚜렷한 반전요소가 없다는 점. 지난 시즌 더 좋지 않은 상황서 거침없이 올라간 기억이 있다지만 올 시즌은 주변상황이 많이 변했다.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타선에서 상위권 팀들에 비해 강점을 못 만들고 있는 가운데 장점인 마운드마저 조금씩 흐트러지고 있어 불안요소만 증폭되고 있다.
↑ LG는 이병규(왼쪽)만큼의 역할을 해줄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경험이 적다고만 계속 항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LG도 리그 강팀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에 성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개개인 커리어 또한 어느 순간 확 터트려진다기보다 경험이 적을 시기부터 꾸준히 키우고 살려나가야 한다. LG 입장에서 그
단순 성적만으로 이병규가 적토마가 되고 레전드가 되지는 않았을 터다. 영광과 고민이 교차할 9일 오후. ‘적토마’ 이병규를 보내는 LG가 이제 새로운 포스트 이병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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