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숨 가쁘게 달려온 2017 KBO리그. 어느덧 반환점을 찍고 전반기를 마무리 지어 가고 있다. 4일까지 총 391경기가 열려 전체 720경기 중 54.3%의 소화율을 보인다.
장기 레이스서 10개 팀은 시즌 전 그들만의 목표를 세웠다. 목표에 근접한 팀도 있고 초과 달성한 팀도 있는 반면 크게 미달인 경우도 있다. 각 팀은 이제 전반기 성과를 돌아보고 후반기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굳건히 하거나 혹은 수정할 필요성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세웠던 올 시즌 목표들은 어떻게 됐을까. KBO가 수치상으로 설정했던 목표들을 중간점검 해봤다.
↑ 현재 관중 현황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목표치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KBO가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역시나 관중몰이다. ‘국민스포츠’가 된 프로야구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고자 한다.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역대 최다 관중 도전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 3월 29일 KBO가 공식 발표한 정규시즌 목표 관중은 878만 6248명(경기 당 평균 1만 2203명)으로, 지난해(833만 9577명)보다 5.4% 증가한 수치였다.
KBO리그는 144경기 체제가 된 2015시즌 총 736만 530명으로 종전 2012시즌 715만 6157명을 넘어 신기록을 세웠고, 2016시즌에는 첫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2016시즌 총 720경기에는 833만 9577명의 관중이 들었다. 경기 평균 1만 1583명.
매년 관중이 늘어나는 추이였기에 목표량이 아주 지나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 미세먼지 영향 등으로 시즌 초반 관중수가 급감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야구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다행히 빠르게 회복세에 들어섰다. 지난 5월 10일 지난해보다 2경기 빠른 16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이는 100만 관중 달성 이후 18일 만으로 역대 최단 기간 신기록이었다. 이 시점 평균 관중은 1만2220명. 당시 KBO는 879만명 돌파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이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지는 않는 법. KBO리그는 7월 2일까지 총 387경기서 455만389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 평균 1만 1767명. 단순 산술적으로는 약 392만의 관중이 더 들어와 약 848만의 총 관중으로 지난해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목표치에는 미달인 수치다.
게다가 흥행 악재가 또 하나 생겼다. 지난 2013년 포스트시즌 당시 심판 금품수수 관련 의혹 등이 보도되면서 팬들의 회의감이 불어난 것이다. 여름 장마와 함께 관중 동원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가 됐다. 흥행 악재는 이제 다시 시작된 건지도 모른다.
↑ kt는 올 시즌 정규이닝 기준 평균 3시간 5분으로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짧다. 가장 긴 구단은 두산으로 3시간 23분이 걸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스피드업. 불필요한 경기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 하는 KBO의 고민거리다. 특히 2014시즌 극악의 ‘타고투저’ 시즌을 맞으면서 이 같은 고민이 증폭됐다. 그 해 경기 소요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개막 후 6월까지를 기준으로 2013시즌 292경기 평균 3시간 18분이었던 경기 시간은 같은 2014시즌 같은 기간 307경기 평균 3시간 22분을 기록했다. 2015시즌에는 362경기 평균 정규이닝 3시간 16분, 연장 포함 3시간 19분으로 조금 줄어들었지만 2016시즌에는 도로 늘어 364경기 정규 이닝 평균 3시간 20분, 연장 포함 3시간 24분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타고투저 경향이 덜해지면서 스피드업에 크게 성과를 거뒀다. 4월 한 달 동안 2017 KBO 리그 정규시즌의 경기 시간이 전년 대비 11분 단축된 것. 정규이닝 기준 평균 경기 소요 시간이 3시간 12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시간 23분) 동안의 기록을 바짝 앞당겼다. 3시간 12분은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개막 이후 4월말까지의 기준으로도 역대 최단 시간이었다.
이후 경기 소요 시간도 증가했다. 6월까지 총 379경기를 기준으로 정규이닝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16분, 연장 포함 소요 시간은 3시간 19분을 나타내고 있다.
↑ 비디오 판독센터 도입 첫 해, 평균 소요 시간은 전년 대비 확실히 줄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비디오 판독은 스피드업과도 연관되는 이야기다. KBO는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센터 도입으로 판정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경기 중 불필요한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2014시즌부터 3년 동안 시행했던 심판 합의판정 제도의 명칭도 비디오 판독으로 바뀌었다. KBO는 “보다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외부에 KBO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립하고, 기존에 각 구장 심판실에서 실시하던 심판 합의판정을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센터에서 실시한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비디오 판독센터 도입 한 달째인 5월 1일, KBO은 4월까지의 비디오 판독 현황을 분석 발표했다. 4월 30일을 기준으로 총 113번 실시돼 평균 1분 43초의 시간이 소요됐다. 합의판정 제도로 진행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 2분 8초에 비해 25초 단축된 것이었다.
4월 한 달간의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구단, 팬들의 불만도 부쩍 잦아졌다. 비교적 간단한 판독은 빠르게 처리돼 평균 시간은 짧아졌지만 판독에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여러 각도의 화면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6월까지 비디오 판독은 총 389회 실시됐다. 이 중 119회가 번복돼 30.6%의 번복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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