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한이정 기자] 야구에서 4번타자의 상징성은 크다. 경험이 많은 선수도 4번타자를 맡는 게 부담스럽다.
현재 넥센의 4번타자는 프로 4년차의 김하성(22)이다. 4번 타순에 배치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럼에도 듬직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5월 23일 고척 NC전에서 데뷔 첫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5월 말부터 4,5번 타순을 오르내리더니 지난 13일 고척 NC전부터 4번타자 고정이다.
↑ 김하성은 4번타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하성은 22일 현재 타율이 0.272(246타수 67안타)이다. 하지만 4번타자 김하성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김하성은 4번타자 시 타율 0.304 56타수 17안타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장정석(44) 넥센 감독은 “김하성이 4번타자로서 잘 해주고 있다. 중요할 때마다 한 방씩 쳐준다. 멘탈이 좋은 선수인데 이제는 스스로 4번타자를 즐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4번타자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김하성은 “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덜하니까 (스스로) 느끼는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4번타자가 된 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이 생겼을 법 하지만, 오히려 그는 “올 시즌은 유독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고 했다.
김하성은 국가대표로 발탁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하지만 대표팀을 다녀온 뒤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김하성은 “시즌 초반부터 너무 힘들었다. 타율이 생각만큼 좋지 않으니 한 타석, 한 타석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평균치만큼은 올려놓고 싶다. 타율이 올라야 다른 기록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생각하는 평균치는 타율 0.280이다. 지난해까지 그의 통산 타율은 0.281로 평소만큼 하자는 이야기다.
올 시즌 김하성을 두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만루 홈런이다.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만루 홈런을 3개나 때렸다. 지난 5월 18일 고척 한화전에서 개인 첫 그랜드슬램을 기록하더니, 6월에는 두 차례(17일 고척 롯데전·22일 대전 한화전)나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평소 형들이 만루 홈런을 치면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해줬다. 처음 쳤을 때는 ‘아, 이게 만루 홈런이구나’싶었다. 두 번째 때렸을 때는 기분이 더 좋았다. 세 번째 만루 홈런은 동점 삼황에서 쳐서 기뻤다. 그
역대 KBO리그 1시즌 최다 만루 홈런은 4개. 최고 기록까지 1개차로 접근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만루 홈런에 큰 욕심이 없다. 김하성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단칼에 “안 될 것이다”라며 웃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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