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이번 시즌 초반 막내의 매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kt 위즈. 젊은 팀 컬러, 응집력을 키운 선수단,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KBO리그 1군 무대에 본격적인 뿌리를 내릴 조짐이다.
그렇다면 kt에서 선수로 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당장은 약팀이미지가 사라져 비교적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부진했던 지난해와 2015년 당시만 해도 kt에서 뛴다는 것은 선수로서 일정부분 꼴찌라는 이미지를 함께 하는 것이었다. 물론 동시에 무궁한 가능성이라는 이미지도 함께하긴 했다. 당장은 아니더라고 다가올 빠른 미래, 장기적으로 성장할 무한동력이 가득하다는 막연한 추측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 kt는 기회의 땅일까. 선수마다 상황마다 다른 분포를 보이고 있으나 FA로 영입된 베테랑 키스톤콤비 박경수(왼쪽)-박기혁은 성공적인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사진=MK스포츠 DB |
당연하게도 이는 잘못된 생각이 아니다. 부정적인 의미도 아니다. 옳으며 또 긍정적이다. 선수들에게는 충분한 전환점의 의미가 되고 새로운 도전 자극을 준다. 기존 팀들보다 경쟁강도 또한 약한 것이 분명했기에 눈도장을 받는 일도 이전보다 많아지는 게 자명했다.
3년이 지난 지금 현재. 각종 각오를 다지며 kt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모두 주축이 됐을까. kt행은 과연 기회의 땅이 되었을까.
↑ 최대성(사진)과 홍성용 등 아직 몇 년 동안 1군 무대에 자리 잡지 못한 kt 이적생들도 존재한다. 전력이 상승 중이고 젊은 선수가 많아진 kt 또한 경쟁모드인 것은 변함없다. 사진=MK스포츠 DB |
kt는 지난 시즌, 투수 노유성을 두산에 주고 내야수 유민상을 받아왔다. 그리고 올 시즌 순항하고 있었지만 약점을 절감했고 롯데와 다시 논의해 필승조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내주고 오태곤(개명 전 오승택)과 배제성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 입장에서 트레이드는 아쉽고 서운할 법하다. 박세웅은 롯데에서 젊고 실력있는 토종에이스로 성장했고 이준형도 LG에서 선발후보감으로 거듭났다. 안중열도 롯데에 딱 필요한 안방마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적 전력상승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기대주에만 머물렀던 많은 트레이드 자원들이 kt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하준호는 외야 경쟁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고 윤요섭은 포수역할을 병행하다 이제는 요긴한 대타로서 1군 전력에 포함됐다. 오정복도 전력측면에서만큼은 쏠쏠한 활약을 남겼고 현재도 1군 주축이다. 새롭게 합류한 오태곤과 배제성도 팀 1군에 포함됐다.
다만 모두에게 기회의 땅은 아니었다. 베테랑 내야자원 박용근은 여전히 2군에 머물고 있으며 우완 파이어볼러 최대성도 스프링캠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아직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투수 홍성용도 마찬가지. 이들 모두 이따금씩 1군에 나서지만 간헐적이며 또 꾸준하게 머물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이들에게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을 터. 아직 포기할 단계도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모두에게 kt가 기회의 땅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 kt 또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이제 무한경쟁 모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MK스포츠 DB |
1군 진입 첫 해, 시장서 다소 소극적이었던 kt는 내야와 마운드를 준척급 베테랑들로 채웠는데 당시 영입된 박경수(34)와 박기혁(37)은 현재도 주전 키스톤콤비로 나서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박경수는 2003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었는데 kt에서는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펑펑 때려냈고 주장 역할도 꿰찼다. 지난해 4년간 60억원이라는 거액에 영입된 외야수 유한준(37)도 잔부상에 시달리지만 기복 없이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현재도 중심타선에 포함됐다. 지난해까지 쓰임새가 많았던 불펜투수 김사율은 올해 2군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례적인 케이스도 있는데 2015시즌 이후 열린 2차 드래프트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된 국민우익수 이진영(38)은 오히려 상황이 나아졌다. 전성기 때보다는 출전 빈도가 줄었지만 여전히 팀 중심타자로서 묵직한 한 방을 갖췄다는 평가. 지난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었는데 총액 2년간 15억원에 재계약했다. 상대적으로 여전히 감이 살아있으며 베테랑의 경험이 팀에 절실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전 소속팀 LG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폭이 큰 리빌딩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진영에게 kt행은 나쁘지만은 아닌 결과가 분명하다.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IA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슈퍼소닉 이대형(35) 역시 새 팀과 안성맞춤 호흡을 자랑하며 팀 기둥으로 거듭났다. 안타, 득점, 도루 등 주요 타격지표가 눈에 띄게 뛰어올랐다. 현재도 팀 리드오프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처럼 신생팀 kt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무조건 성공을 보증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신생팀이어도 특별지명,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새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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