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시범경기…구단별 드러난 변수와 키플레이어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017시즌 KBO리그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시범경기가 종료됐다. 일반적으로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역대 사례에서 증명되고 있지만 하나의 바로미터 역할은 수행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구단별 변수 및 중요한 키플레이어를 꼽아봤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걱정됐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은 시범경기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5선발 역시 좌완 함덕주가 무난하게 안착했다. 이에 따라 가장 고민이었던 불펜진은 신예 김명신을 비롯해 김강률, 홍상삼, 이현호, 김성배, 이현승 등이 구성한다. 변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현재로서 가장 약점인 불펜도 여타 팀들과 견주었을 때 밀리지 않을 구색을 갖췄다. 김강률과 홍상삼의 제구력이 관건으로 꼽히는 가운데 특히 김명신에게 관심이 쏠린다.

↑ 넥센 신예 야수이자 전설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로 유명한 이정후(사진)가 시범경기서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젊은 팀으로 리빌딩 중인 NC는 순조롭게 그 과정을 수행했다. 구창모, 최금강이 선발로 안착하는 분위기. 타선에서는 모창민이 펄펄 날며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변수는 새 외인타자 자비에르 스크럭스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부담감이 여전히 강하다. 그나마 첫 주는 몸이 무거웠으나 시범경기 두 번째 주부터는 서서히 감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코칭스태프 변화가 큰 넥센은 신예 이정후의 발견으로 행복한 시범경기를 치렀다. 당장 1군 등록을 넘어 팀 내 중심선수로 성장할 자질을 비췄다.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넥센은 이번 시범경기서 합을 맞춰간다는 인상을 남겼다. 다만 에이스로 영입한 션 오설리반의 제구가 생각보다 떨어지는 면이 있어 걱정을 안겼다. 정규시즌에서 주의 깊게 바라볼 부분.
LG는 지난해 고민이었던 타선이 확 달라지며 불을 뿜었다. 특별한 외부영입은 없었으나 리빌딩 수혜자들이라 불리는 영건 타자들이 완숙한 기량을 뽐낸 것이 비결. 이형종은 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당장 본격적인 시즌에서 외야 및 내야경쟁 모드가 뜨거울 전망이다. 그렇지만 마운드에서는 변수가 많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와 마무리투수 임정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는데 구단은 빠른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 삼성은 시범경기를 최하위로 마쳤지만 최지광(사진)-이수민-장지훈 등 신예 투수들의 성장세라는 성과를 남겼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KIA는 빈 틈 없는 전력을 만들었다는 평가지만 시범경기서 몇몇 악재에 시달렸다. 4선발 유력후보 김진우가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해졌고 안치홍도 늑골 부상으로 시범경기 후반부에 나서지 못했다. 막판에는 최형우도 발목을 삐끗했다. 그나마 서동욱과 홍건희, 김윤동 등 뒷받침해줄 자원이 많다는 것이 위안이다.
외인 사령탑을 선임한 SK는 일찌감치 많은 혁신적인 시도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타선에서 역할이 큰 외인타자 대니 워스가 어깨 부상으로 수비를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 타격도 신통치 않아 시즌 시작도 전부터 SK팬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즌에 앞서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주제가 달라졌다. 지난해가 부실한 마운드였다면 올해는 부상자 속출로 인한 타선이다. 이용규, 정근우, 송광민, 하주석, 로사리오 등 주축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라인업을 꾸리기가 힘들다고 매번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그나마 구위 입증한 외인 원투펀치(오간도-비야누에바)와 권혁, 송창식 등 불펜자원의 복귀소식은 반갑다. 이유는 달라도 지난해처럼 시즌 초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 kt 위즈는 시범경기 최종성적 1위를 차지하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이대호가 합류한 롯데는 일단 부산을 들썩이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박세웅을 필두로 박시형, 김원중 등 젊은 투수진도 연일 호투를 펼쳤다. 다만 아직 물음표인 새 외인 파커 마켈과 앤디 번즈의 기량이 변수다. 오승택과 그 외 도전자들이 펼칠 3루수 경쟁구도도 관심거리다.
삼성은 시범경기 최하위에 빠지며 일단 시작은 좋지 못하다. 다만 최지광, 장지훈, 이수민 등 영건 투수들의 분전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이 안착한다면 당장 올 시즌을 넘어 향후 몇 년간 마운드강국을 만들 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kt는 시범경기서 깜짝 반전을 만들었다. 11경기서 7승 1무 3패, 승률 0.700을 달성하며 시범경기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꼴찌후보에서 완벽히 환골탈태한 kt. 새 사령탑 김진욱 감독은 “보완할 게 없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심지어 백업층까지 두터워졌다는 설명. 변수와 키플레이어는 확실하다. 이들이 정규시즌에도 시범경기 때와 같은 기량을 선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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