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이스라엘전 승리를 위한 첫 키워드는 장원준(32·두산)의 호투였다. 4년 만에 다시 WBC 마운드에 선 장원준은 중책을 다했다. 제구가 흔들리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1실점을 기록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제한된 65구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했다.
장원준에게도 4일 WBC 이스라엘전은 의미 있는 경기였다. 그는 4년 전 참가한 WBC만 떠올리면 아쉬움이 가득하다.
대만과 최종전에 등판했지만 3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8회 터진 강정호(피츠버그)의 홈런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으나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장원준은 “첫 참가한 국제대회라 낯선 게 있었다.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대회가 설욕의 기회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대한민국의 장원준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이스라엘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미국(3라운드)까지 가고 싶다는 장원준은 우선 2라운드 진출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기 위해선 첫 단추를 잘 꿰매야 했다. 장원준의 어깨가 무거웠다.
김인식 감독은 “장원준은 선발투수 가운데 1선발이다. 그 동안 국제대회 성적도 좋았던 만큼,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원준은 WBC 대표팀 투수 중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세 차례 모의고사에서 8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의 깔끔한 피칭은 WBC 초반에도 이어졌다.
장원준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1회 피안타율이 0.279로 7회(0.364) 다음으로 높았다. 피홈런(16개)도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전 1회초를 공 9개로 삼자범퇴.
그러나 2회초 들어 흔들렸다. 장원준의 유인구에 이스라엘 타자들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주자가 늘었다. 프라이먼의 볼넷과 보렌스타인의 2루타로 맞은 무사 2,3루 위기서 데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라반웨이와 크리거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과 이스라엘전은 마운드 싸움이다. 선제 실점은 긍정적일 수 없다. 그래도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다. 장원준은 버챔을 3구 삼진으로 아웃시킨 뒤 퍼드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 대한민국의 장원준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이스라엘과 1차전에 2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장원준은 꿋꿋이 버텼다. 3회초 게일렌에게 2번째 안타를 맞았으나 도루를 저지하며 실점을 막았다. 4번타자 프라이먼도 낙차 큰 변화구로 헛스윙
3회초까지 50구를 기록한 장원준은 4회초까지 책임을 졌다. 정확히 공 15개를 더 던졌다. 제한 투구수(65구)를 다 채웠다. 2루타를 얻어맞았던 보덴스타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탈삼진만 5개. 4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맡은 임무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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