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우리가 흔히 보는 프로야구 경기와 다른 규정들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이 경기의 향방을 가를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WBC 경기 관전 전에 꼭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WBC는 투수들의 투구수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프로야구는 보통 선발투수가 5이닝 안팎으로 100여개의 공을 뿌린다. 아주 강력한 선발투수가 있다면 12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서 한 경기 전체를 혼자서 맡기도 한다. 하지만 WBC 1라운드에서는 한 명의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공이 65개까지다. 또 한 경기에서 50개 이상 공을 던진 투수는 4일을 쉬어야 한다. 30∼49개 공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등판하더라도 하루를 강제로 쉰다. 2라운드에서는 경기당 최다 투구수가 80개로, 준결승·결승은 95개로 최대 투구수가 늘어난다.
투구수 제한은 경기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 투수로 등판해 5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면 이 선수는 1라운드 경기에 더 이상 나설 수 없다. 1차전에 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중간 계투는 2차전에 등판할 수 없다.
만약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되거나 난타전이 벌어져 많은 투수를 소모하게 되면 다음 경기 운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2009년 WBC 당시 일본 대표팀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팀의 간판 타자였던 이치로 스즈키에게 피칭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1차전 상대인 이스라엘도 엔트리 28명 가운데 무려 16명을 투수로 채웠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적용돼왔던 승부치기도 또 적용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무승부가 된다. WBC에서는 연장 10회까지 무승부면 11회에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어 놓고 공격을 시작한다. 11회 선두타자가 3번 타자면 1번 타자는 2루에, 2번 타자는 3루에 두고 공격을 하는 것이다. 만약 승부치기를 하고도 14회까지 무승부면 재경기가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미국 대표팀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치기 접전을 펼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미국 첫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냈지만 오심으로 2루 도루를 허용하고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석패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과 승부치기에서 이승엽의 결승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승부치기는 변수가 많지만 11회 초에 공격하는 원정팀보다 11회 말에 공격하는 홈팀이 확실히 유리하다. 11회 초 점수가 나는 것을 보고 11회 말에 번트 작전으로 확실한 1점을 내느냐 강공으로 더 많은 점수를 내느냐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6일 이스라엘전은 홈팀, 7일 네덜란드전과 9일 대만전은 원정 경기로 치른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 규정도 알아둬야 한다. 4개 팀이 1개 조를 이루기 때문에 3승팀이 나올 경우 3팀이 1승 2패로 공동 2위를 기록할 수 있다. 공동 2위가 3개 팀일 경우 최소실점, 최소 평균자책점, 최고 타율 순으로 2, 3위 팀을 정해 단판 승부를 펼친다.
또 3패 팀이 나와 2승 1패의 3개 팀이 공동 1위를 하는 경우 최소 실점, 최소 평균 자책점, 최고 타율 순으로 1위 팀을 정하고 2, 3위 팀이 단판 승부로 2위를 정한다. 똑같이 1점차의 승부라고 하더라도 1대 0이 10대 9보다 유리한 것이다.
지난 2013년 WBC 대회에서 우리 국가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2승 1패를 기록하고도 3위로 예선 탈락했다. 당시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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