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염경엽 감독과 넥센 히어로즈가 4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남이 됐다. 18시간 동안 드러난 정황으로는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던 사이였다. 지난 4년 간 서로 명장으로, 그리고 프로야구 강팀으로 거듭나며 윈윈했던 관계는 파경을 맞았다.
넥센 구단은 18일 오후 4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염경엽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전날(17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트윈스에 4-5로 역전패를 당하며 넥센이 1승3패로 탈락하자, 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염 감독의 사퇴분위기는 감지됐다. 그는 “우승을 하지 않고 싶은 감독은 없는데, 지난 4년 동안 내 능력의 한계가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우승)을 못해 감독이 관두고, 잘리지 않느냐”며 탄식했다. 그리고 우려대로 염 감독은 “4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다.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의 휴대폰에 미리 준비해 온 사퇴의 변을 읽었다.
↑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에서 대화 중인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와 염경엽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이런 넥센을 두고 전문가들은 올 시즌 유력 꼴찌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했다. 선발진에서는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15승 투수 신재영을, 김세현을 마무리로 안착시켰고, 타선에서는 고종욱을 비롯해 김하성, 박정음, 임병욱 등을 발굴했다. 구단과의 관계도 좋아보였다. 시즌 초 구단은 염 감독의 생일을 맞아 1억 상당의 고급세단 차량을 선물했다.
하지만 선수단 운영 방향을 놓고 염 감독과 구단 사이의 갈등이 점점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염 감독이 SK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퍼졌고, 염 감독이 “나를 흔들지 말라”며 폭발하기도 했다. 이장석 대표가 횡령과 사기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구단 사무실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기도 했다. 결국 갈등의 골은 준플레이오프 탈락에 이어 염 감독의 사퇴 선언으로 터졌다. 구단도 당혹스러움과 함께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염 감독의 합의되지 않은 사퇴에 대한 유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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