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곽정철(30)이 돌아왔다. 기다림이 길고 길었던 만큼 등장도 극적인 순간이었다. 무려 5년만의 정규시즌 마운드 등판. KIA는 한 점 차 살얼음판 승부를 지켜야 했다. 그리고 곽정철은 경기를 끝맺음 지었다. 1792일 만에 맛본 세이브였다. 그 순간 타이거즈의 심장은 요동쳤다.
곽정철은 지난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서 8회 2사 후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지켰다. 곽정철은 지난 2011년 6월 3일 문학 SK 와이번스전 이후 1765일 만에 감격적인 정규시즌 복귀 무대를 치렀다.
곽정철에게 지난 5년의 세월은 굴곡진 시련의 연속이었다. 팔꿈치 통증과 군 복무, 그리고 무릎 부상까지 겹치면서 끝 모를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2016년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곽정철을 1군 스프링 캠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속에는 김기태 KIA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긴 재활 후 복귀하는 곽정철이 혹여나 무리를 할까봐 염려한 것.
조용히 재활에 매진한 곽정철은 시범경기 때 1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희망은 확실히 보였다. 곽정철이 지난 시범경기 6경기 등판에서 내준 실점은 ‘0’이었다. 140km 중반대까지 올라온 구속이 힘을 실어줬지만 무엇보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공을 던졌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 KIA 타이거즈 투수 곽정철은 5년 여 만의 정규시즌 복귀 등판에서 감격적인 세이브를 올렸다.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하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값진 호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곽정철이 이런 상황에서 소중한 승리를 앞장서서 지켰다. 사실 등판 상황은 썩 좋지가 않았다. 4-1로 앞선 8회 등판한 심동섭이 박석민에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것. 한 점 차로 턱밑까지 추격당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곽정철이 8회 2사 후 등판해 전날 홈런을 쏘아 올린 이호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해 급한 불을 껐다.
곽정철의 안정감은 9회에도 빛났다. 곽정철은 선두타자 이종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세를 이어갔다. 대타 지석훈도 6구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용덕한을 상대로는 볼카운트가 몰렸으나 과감한 승부로 1루수 파울 뜬공을 유도했다. 투구수 18개로 깔끔하게 피칭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2011년 5월 7일 SK전 이후 1792일 만에 올린 감격의 세이브였다.
곽정철은 경기 후 “마운드에 오를 때 팬들의 박수를 받으니 가슴이 벅찼다.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상황자체를 의식하지 않고 1구 1구에 집중했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등판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응원해준 팬들께 고맙다”며 벅찬 가슴을 숨기지 못했다.
곽정철의 감격적인 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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