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계속된 부진에도 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은 “우승은 힘들지라도 최소 4위는 할 것이다. 두고 보라”고 했다. 그래서 몇 경기 더 두고 봤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의심만 켜켜이 쌓인다.
첼시는 한국시간 31일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1-3 역전패하면서 11경기 승점이 11점(3승 2무 6패)에 그쳤다. 지난시즌에도 첼시는 11라운드에서 리버풀을 만났다. 당시에는 앤필드에서 2-1로 승리했었고, 쌓은 승점만 29점(9승 2무)이었다.
첼시는 13점, 14점도 아니고 11경기에서 11점이다. 경기당 평균 승점 1점은 강등권 또는 강등 가시권 팀의 스코어다.
↑ 첼시 팬들은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의 복귀를 바랄지도.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초반 10경기에서 승점 13점 미만 획득한 팀 중 어느 팀도 4위권 내 진입하지 못했다. 초반 10경기에서 13점을 기록한 1998/99시즌 리즈(67점)와 2014/15시즌 맨유(70점)가 4위까지 입성한 것이 전부다.
↑ 사우스햄튼전과 리버풀전에서의 무리뉴 감독. 요새 이런 모습 자주 본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27경기가 남은 상황이라 첼시도 승점 70점 이상이 가능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지난달부터 하나둘 밝혀졌고, 리버풀전에선 문제점이 더욱 도드라졌다.
첼시는 전반 4분 만에 하미리스의 선제골로 앞섰다. 그런데 전반 추가시간 막바지 쿠티뉴에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에도 쿠티뉴와 크리스티앙 벤테케에 실점하며 1-3 패배했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맞다. 10월 3일 사우스햄튼전에서도 거의 흡사한 상황을 연출하며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스코어로 패했다.
↑ 첼시 수비진은 지난시즌 38경기에서 32골만을 내줬다. 올 시즌 11경기를 치른 현재 22실점 중이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지난시즌 우승 멤버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팀 조직력은 와해했고, 활동량은 급감했으며, 아자르는 ‘기술’을 집에 두고 온 듯했다. 존 테리와 개리 케이힐이 한 두 선수에게 이토록 농락당한 기억이 필자에겐 거의 없다. 거기에다 첼시는 굴절하여 실점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불운이 계속되면 프로 세계에선 그것 역시 실력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무리뉴 감독은 경기 전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시즌 포함 리그 49경기 만에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네마냐 마티치 두 주축 미드필더를 모두 제외하고 경기에 임한 것이다. 어떻게든 승리하겠다는 의지였다. 컨디션이 좋은 하미리스를 앞세웠고, 하미리스는 선젝골로 보답했다.
↑ 이바노비치 마티치 못지않게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예년같지 않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허나 결과적으로 그들이 뛴 경기와 그들 없이 뛴 경기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존 오비 미켈은 첼시의 부진이 마티치 개인의 부진과는 별개이며, 오스카는 파브레가스가 경기 운영이 뛰어난 선수란 사실을 알게 해줬을 뿐이었다. 선발 자리를 되찾은 아자르는 거의 공을 만지지 못 하다 후반 14분 신인 케네디와 교체되
이날 경기장에는 첼시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뉴욕시티)가 찾았다. 경기 전과 초반 옆에 앉은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램파드의 얼굴에는 후반 막바지로 갈수록 그늘이 졌다. 경기 전후 심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표정이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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