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일 프로야구 종합)
천적 관계를 끊는 게 이토록 어렵다. 연패 사슬은 참 질겼다. 호랑이는 곶감보다 무서워진 막내에게서 도망갔다. 통산 68번 밖에 없는 끝내기 실책 덕분에. 쌍둥이도 하늘 위를 맴돌면서 계속 쪼아대던 독수리를 높이 뛰어올라 잡았다. 4시간25분 혈투 끝에.
그럼에도 KIA와 LG가 부러운 시선을 한 몸으로 받았다. 똑같이 땀 한바가지 쏟고도 지독한 관계 청산을 못한 이들이 더 많았다. SK, 롯데는 또 다시 치를 떨었다. 사자와 공룡은 아직도 무섭기만 하다.
최근 4연패 중인 LG가 만난 건 하필 한화. 최근 전적 5연패다. 그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게 힘들었다. 4회 양석환의 3점 홈런에다 6회 유강남의 적시타이 터졌을 때만 해도 낙승이 예상됐다. 스코어는 5-2.
그러나 천적 관계는 쉽게 깨지지 않는 법. LG는 7회부터 1점씩을 내주며 불안감을 야기했다. 결국 9회 봉중근이 김경언에 적시타를 맞고 5-5 동점 허용.
↑ LG는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김회성의 주루사로 6-5 승리를 거뒀다. 한화전 5연패 종료.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그 행운은 KIA에게도 찾아왔다. LG처럼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가 싶었다. 흐름도 같았다. 마무리 윤석민이 8회 구원 등판했으나 연속 3안타로 5-3 리드를 못 지켰다. 세이브 부문 1위의 시즌 다섯 번째 블론세이브. 조쉬 스틴슨의 아홉수 징크스는 3경기로 늘었다.
KIA에겐 악몽이 떠올랐다. 하루 전날에도 2-0 리드를 못 지키고 2-7로 뒤집혔던 상처가 채 씻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무너진 건 kt의 마운드였다.
KIA는 연장 10회 2사 이후 백용환의 사구와 대타 윤완주의 안타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리더니 신종길의 땅볼 타구를 1루수 김상현이 처리하지 못했다. 아웃이 아닌 실책. 대전처럼 광주도 ‘의외의 플레이’ 하나로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다. KIA는 kt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 주간이 될 위기도 탈출. 하지만 kt에 또 호되게 당했다.
LG와 KIA를 보고서 롯데와 SK도 의기투합을 했다. 호기롭게 덤볐으나 결과는 또 대패. 나란히 NC와 삼성에게 19안타 ‘조공’을 바치더니 두 자릿수 실점을 했다. 롯데는 0-13의 영봉패. 4점이라도 만회한 SK가 부러울 법도 하지만 17실점으로 13점 차 패배란 건 같았다. 게다가 이틀간 무려 31실점.
SK는 삼성전 5연패, 롯데는 NC전 4연패로 늘었다. 외국인 투수도 최악투를 펼쳤다. SK으 크리스 세든은 2이닝 동안 7실점을 했다. 시즌 최소 이닝 및 최다 실점. 평균자책점은 11.78까지 치솟았다. 5경기에 나가 벌써 3패를 기록했다. 브룩스 레일리 또한 9실점(7자책)으로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시즌 7패와 함께 평균자책점은 4점대(4.05)로 올라갔다.
↑ 두산은 7일 넥센과 난타전 끝에 14-10으로 이겼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기록도 쏟아졌다. NC의 에릭 테임즈는 롯데전에서 2회 2점 홈런을 날리며 역대 49번째 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소 경기(2003년 이승엽의 89경기)와는 7경기 차. 그에 못지않은 엄청난 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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