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근한 기자] “무너지는 순간 경기는 끝난다. 그것이 마무리의 숙명이다”(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
마무리 투수 정우람(30·SK 와이번스)은 그 숙명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세 번의 연속 실패는 없었다.
정우람은 지난달 3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8회 2사 후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세이브째를 올렸다. 팀의 4연패를 끊는 완벽투였다. 동시에 ‘광주 쇼크’를 벗어나는 수확을 얻었다.
정우람은 지난 주중 광주 KIA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맛봤다. 28일 김원섭에 끝내기 스리런포를 맞았고, 29일에는 브렛 필에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 SK 와이번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광주 쇼크"를 이겨내고 시즌 9세이브째를 달성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 역시 이틀 연속 무너진 정우람을 걱정하는 눈치였다. 31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본인에게도 충격이었을 것이다. 무너지는 순간 경기는 끝난다. 그것이 마무리의 숙명이다”라며 “당시 몸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반대 투구가 되면서 제구에서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마무리’ 정우람에 대한 김 감독의 신뢰는 여전했다. 오히려 시련과 실패가 정우람을 더 단단하게 해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번 계기로 긴장감을 가지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셋업맨과 마무리 역할을 모두 해봤기에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만회 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이날 SK는 3-0으로 앞선 8회초 임훈과 박용택에 안타를 내줘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김 감독은 곧바로 정우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첫 상대는 ‘베테랑’ 정성훈.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였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127km/h 체인지업에 정성훈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공이 뒤로 빠지면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정성훈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했다.
‘광주 쇼크’가 다시 떠오를 법도 했다. 하지만 정우람에게 세 번의 실패는 없었다. 후속타자 이진영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이번에도 120km/h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정우람은 양석환과 오지환을 범타로 처리했다. 이어 최경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지난 7월 15일 마산 NC전 이
김 감독도 시련을 극복한 제자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우람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최고의 마무리 투수임을 증명했다”고 극찬했다. ‘마무리’ 정우람의 진가를 다시 확인한 하루였다.
[forevertoss@maekyung.com]